내년 4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나설 제1야당 사회당의 대선 후보로 프랑수아 올랑드(57) 전 대표가 결정됐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프랑스 대선은 올랑드와 아직 대선 출마를 밝히지 않은 니콜라 사르코지(56) 대통령, 극우파인 마린 르펜(43) 국민전선(FN) 대표 간의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민경선 방식으로 치러진 사회당 대선후보 경선 결선투표에서 올랑드는 과반수 이상의 지지율로 마르틴 오브리 대표를 눌렀다.
올랑드는 "변화를 열망하는 이들의 뜻과 힘을 모아 승리를 거뒀다"며 "사르코지의 정책에 염증을 느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사회당은 1988년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재선 이후 한번도 대선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 하지만 내년 대선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재정위기와 대선자금 스캔들 등 각종 악재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어 정권교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대선 정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는 극우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 올해 초 일찌감치 대선후보로 지명된 그는 극우색채를 뺀 공약으로 우파 유권자를 파고들어 무시할 수 없는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정국위기를 타개하지 못할 경우 르펜이 사르코지를 누르고 결선투표에서 올랑드와 맞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프랑스는 1차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1, 2위가 후보가 다시 결선투표를 해 대통령을 뽑는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대권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지율은 추락하지만 그에 맞설 대항마가 없기 때문이다. 다음달 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사르코지의 지지세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1954년 프랑스 북서부 지역 루앙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올랑드는 엘리트 양성 대학인 파리정치대,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79년 사회당에 입당, 4선에 성공한 중진이다. 11년간 사회당 당대표를 역임했다.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 의원과 25년간 동거하면서 자녀 넷을 뒀으나 2007년 5월 결별해 세간의 화제를 뿌렸다.
정치성향은 사르코지 대통령과 정반대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직설화법이 특징인 사르코지와 달리 올랑드는 남의 얘기를 경청하고 부드러운 화법을 구사한다. 사르코지가 화려한 언변과 드러내기를 좋아하는 사생활로 '블링블링 대통령'으로 불리는 반면 올랑드는 소탈하고 수수해 '미스터 노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사생활이 흠잡을 데 없이 깨끗한 것이 강점이나 장관 등 행정경험이 전무하고, 국제적 지명도가 낮은 것이 흠이다.
일간 리베라시옹은 "프랑수아(미테랑)에서 프랑수아(올랑드)로 넘어갈 것인가"라고 사회당 정권 가능성을 지적하며 "사르코지의 재집권을 반대하는 여론이 60%를 훨씬 넘어 좌파가 합친다면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스트로스칸은 또 매춘 의혹
한편 사회당의 유력 대선 후보였다 잇따른 성추문으로 대권을 포기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총재가 또 다시 매춘 의혹에 연루됐다. AFP통신 등은 스트로스칸이 릴에 있는 칼튼호텔로부터 매춘 여성을 알선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릴은 사회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올랑드에게 패한 오브리가 시장으로 있는 도시.
이에 대해 스트로스칸은 곧바로 악의적인 중상모략이라고 주장하며 모든 혐의를 벗기위해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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