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인화학교에서 약 50년 전 어린 학생 두 명이 학대를 받고 숨진 뒤 암매장됐다는 이 학교 전직 교사의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원회와 동문 등 100여명은 17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에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농아로 당시 인화학교 교사로 재직했던 김영일(71)씨는 이날 "1964년 10월께 고아였던 남자아이(7세 추정)를 교감이 굶기고 때려 숨지게 했다"며 "교감은 다른 교사 한 명과 숨진 아이를 가마니에 싸 당시 광주 동구 학동(옛 인화학교)에서 7㎞ 떨어진 무등산 기슭에 묻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이가 숨지기 전 오랫동안 방에 가두고 밥을 거의 주지 않아 벽지를 뜯어 먹기도 했다"며 "6개월 후에는 다른 여자아이(6세 추정)에게 밥을 주지 않아 그 아이도 숨졌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당시 직접 경찰에 신고했지만 사체가 없다는 이유로 무시당했다"며 "이에 실망해 68년께 학교를 떠났고 2년 동안 투쟁했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아이들이 숨진 사실을 아는 1,2회 졸업생들이 있다"며 당시 아이들을 굶기며 구타했던 교감의 사진과 자신이 투쟁했던 사실을 보도한 신문기사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날 인화학교 졸업생인 강복원 광주농아인협회 회장도 "75년 당시 대학생이던 이사장의 셋째 아들이 청각장애 여학생 두 명의 옷을 벗기고 누드화를 그렸다"며 "그 셋째 아들은 현재 광주의 한 일반학교에서 미술교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 인화학교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64년 당시 원생 암매장 주장에 대한 사실 관계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수사 의지를 밝혔다.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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