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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훤 기자의 부동산 카페] 주택면적 기준 3.3㎡… 손질이 필요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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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훤 기자의 부동산 카페] 주택면적 기준 3.3㎡… 손질이 필요한 이유는

입력
2011.10.1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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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와 40평, 37.5g과 10돈. 어느 쪽이 더 익숙하게 느껴지십니까.

2007년 7월 미터법 강제시행이 도입된 지 4년이 훨씬 지났습니다. '평'은 '㎡(제곱미터)'로, '돈'은 'g(그램)'으로 대체됐지만, 뜯어보면 시행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입니다. 특히 귀금속의 무게 단위로 쓰인 '돈'이나 주택면적 단위인 '평'은 아직까지도 일반인들이 '그램'이나 '제곱미터'보다 더 익숙하게 느끼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힘든 현실입니다. 미터법이 정확하고 합리적이라는 데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수십 년 이상 써온 단위를 밀어내고 실생활에 뿌리를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결국 미터법에 대한 부적응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괴이한 '돌연변이' 단위들의 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바로 '3.75g'과 '3.3㎡'입니다. 미터법의 모습은 갖췄지만 실상 내용은 전통 도량 단위인 '1돈'과 '1평'의 다른 이름인 셈이지요.

사정이 그렇다 보니, '평'이 사라진 분양시장에서는 여간 해선 외우기도 힘든 132㎡형과 148㎡형 아파트가 아직까지 선보이고 있습니다. 40평을 쓰지 못해, 45평으로 표기하지 못해 어쩔 수 없는 미터법으로 표기한 아파트인 것들이죠.

이 같은 돌연변이 단위(3.75g, 3.3㎡)가 등장한 것이 미터법이 정착되는 과도기에 불가피하게 등장한 고육책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그 자체로 굳어진다면 1g, 1㎡가 기준이 돼야 할 진정한 미터법 시행은 영영 물 건너갈 지도 모를 일입니다.

미터법이 다소 '억지춘향'격으로 시행된 점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당초 취지대로 계량의 정확성과 합리성을 도모코자 한다면 이제 정부나 관련 기관에선 일반인들이 실생활에서 미터법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당장 분양가부터 1㎡를 기준으로 바꾼다면 50㎡, 100㎡, 150㎡의 아파트를 설계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굳이 3.3㎡를 기준으로 하는 돌연변이 단위를 쓸 이유도 자연스레 사라지지 않을까요.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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