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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詩로 여는 아침] 41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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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詩로 여는 아침] 41 나비

입력
2011.10.1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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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41나비 나비처럼 소풍 가고 싶다 그렇게 시를 쓰는 아이와 평화로운 사람은 소풍을 가고

(중략)

41-3 곤충채집상자 나비 등마다 바늘이 꽂혀 있다 아름다움으로 일찍 잠든 나비들이여

41-4 들신선나비들은 산으로 들로 너울너울 날아다니며 숨은 보물을 찾느라 꽃들을 뒤지지

● 이 시의 1연인 41번의 시구는 원래 시인의 두 번째 시집에 실린 작품의 일부입니다. 41번의 시구와 이어지는 41-3, 41-4의 시구들 사이, 거기엔 스무 해도 넘는 긴 세월이 있습니다. 그 세월 동안 그는 시집을 여러 권 묶었고,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상들도 여럿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평화로운 사람이 사는 시의 풍경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군요. 아, 나비처럼 소풍 가고 싶다. 이 문장은 시인이 초등학교 교사였던 젊은 시절에 반 아이가 쓴 동시의 한 구절이래요. 아이와 소풍 갈 공간을 지키려고 시인은 오랫동안 생태시를 쓰고 환경운동연합에서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바늘에 꽂혀 인공적 아름다움으로 고정되어버린 그런 산과 강들 말고요. 긴 세월을 멋대로 흐르는 강과 지천으로 꽃핀 강변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와 나비처럼 소풍 갈 수 있어요. 시 속의 풍경처럼 변치 않고 평화롭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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