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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잠자리 거부" 시위에 콜롬비아 정부 무릎 꿇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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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잠자리 거부" 시위에 콜롬비아 정부 무릎 꿇어

입력
2011.10.1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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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콜롬비아에서 300여명의 여성들이 정부가 도로를 포장해주지 않는다며 3개월 19일간 남편과의 잠자리를 거부하는 '다리 꼬기' 시위를 해 숙원사업을 이뤄냈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콜롬비아 남부 나리노주의 농촌 바르바코아스의 주민들은 인근 도시와 오갈 수 있도록 57㎞ 길이의 도로를 포장해달라며 20년 넘게 정부에게 요청했다. 포장 안된 험한 길을 통해서는 가장 가까운 도시로 가려 해도 12시간이나 걸렸고 이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죽는 환자도 적지 않았다. 정부 역시 이런 사실을 알고 도로 정비와 기반시설 건설을 약속했지만 말만 그럴 뿐 공사는 자꾸 미뤘다. 여성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키로 했지만 남성들은 수동적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마리벨 실바와 디에고 엔리케스라는 두 여성을 중심으로 마을 여성 300여명이 6월 22일 도로 포장공사가 시작될 때까지 남편과의 잠자리를 거부하는 이색 시위에 들어갔다.

여성들이 시위를 시작한 지 1개월 뒤 정부는 도로를 포장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공사를 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실제 공사는 하지 않았던 과거 전례를 떠올리며 여성들은 공사 착공 때까지 시위를 계속했다. 결국 지난주 실제 공사가 시작되고서야 시위는 끝이 났다. 시위에 참가한 루즈 마리나 카스틸로는 "기계가 도착한 날에도 우리는 실제 공사가 이뤄질지 믿을 수 없었다"며 "바르바코아스 지역의 모든 주민을 위한 특별한 운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 남성들은 시위 종료를 기뻐하면서도 여성들이 공공문제 해결을 위해 또다시 같은 시위를 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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