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49) SLS그룹 회장한테서 거액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검찰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이 지난달 9월23일 이 회장을 처음 소환한 지 24일만에 핵심인물 두 사람에 대한 사법처리가 이뤄짐에 따라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이 회장에게서 1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신 전 차관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차관은 문화부 차관 재직 시절인 2008~2010년 이 회장이 제공한 SLS법인카드로 1억여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과 신 전 차관이 금품거래의 대가성을 모두 부인했지만 포괄적 뇌물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에게는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2008년 추석과 2009년 설에 신 전 차관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임재현 청와대 비서관에게 준다며 상품권 5,000만원어치를 받아갔다고 주장했지만, 상품권 사용자를 추적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해 SLS그룹의 자산을 속여 수출보험공사로부터 12억 달러의 선수금(RG)을 받은 혐의와 회사 돈을 빼돌려 9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ㆍ횡령)도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비자금은 2009년 창원지검의 SLS그룹 수사 당시에 발견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전해들은 이 회장은 “검찰이 사건을 축소ㆍ은폐하기 위해 영장을 친 것 같다”며 “내주에 비망록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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