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16일 부산저축은행그룹 로비스트 박태규(71ㆍ구속기소)씨로부터 1억3,29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김두우(54)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구속기소했다. 김 전 수석은 1983년 중앙일보 입사 이후 정치부장, 논설위원으로 재직했고, 이명박 정권 출범 후 청와대로 자리를 옮겨 정무2비서관, 메시지기획관,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하다 지난 6월초부터 9월말까지 홍보수석을 지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수석과 박씨의 만남은 10년 전 정치부 기자들과 저녁자리에서 시작됐다. 이후 정치부장이 된 김 전 수석은 주로 언론인으로 구성된'이○회'라는 골프모임을 통해 박씨와 친분을 쌓았고, 논설위원이 된 2003년부터 더욱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전 수석은 청와대로 들어간 후에도 박씨와 수시로 만났고, 이 과정에서 부산저축은행과 관련된 청탁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 전 수석은 지난해 2월 감사원의 지시로 시작된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의 부산저축은행 검사 과정에서 "영업에 지장이 생길 수 있으니 도와달라"는 청탁을 박씨로부터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후 김 전 수석은 감사원 감사 배경 및 진행 상황, 검사 강도를 완화해달라는 청탁도 받았으며, 지난 2월에는 박씨가 알고 지내는 금감원 간부에 대한 인사청탁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수석은 그 대가로 박씨로부터 지난해 4월 150만원 상당의 남성용 골프채, 140만원 상당의 여성용 골프채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 7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서울 소재 유명 한식집과 일식집, 경기 광주 골프장 등에서 9차례에 걸쳐 현금 1억1,500만원과 상품권 1,500만원을 수수했다. 김 전 수석은 박씨로부터 받은 현금 중 일부를 자녀 차량 구입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한편 검찰은 전날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전남 순천시 왕지동 아파트사업 인허가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판사 출신 변호사 서모(49)씨를 구속했다. 또 이 은행이 주도한 캄보디아 부동산 개발사업과 관련한 불법대출 과정에 가담하고,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사업 시행사인 랜드마크월드와이드(LMW) 대표 이상호씨, 리스에이앤에이(LAA) 대표 이태호씨도 함께 구속했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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