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방문했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지방 도시를 함께 방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국 무역은 기본적으로 균형이 맞춰져 있다. 한국이 미국에 파는 만큼 그들도 우리 상품을 산다"며 "미국인이 현대차, 기아차를 산다면 한국인도 미국에서 만들어진 쉐보레, 포드를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은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그간 수출 불균형을 지적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반대해 온 미국 자동차 업계 등의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은 친구이자 동맹국이고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의 투자로 미시간 내 일자리가 늘고 있고, 한국에서도 미국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인데 이것이 진정한 윈윈 협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FTA협정 통과가 오래 걸렸지만 타협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했다"며 "이 대통령과 나는 양국에 혜택이 되는 협정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정장 차림에 미국 프로야구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모자를 쓴 채 공장을 둘러본 이 대통령은 "여러분 중에 FTA가 일자리를 잃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며 "FTA는 여러분의 일자리를 지키고 더 많이 만들어낼 것이라는 약속을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칫 폐업 위기에 몰렸던 디트로이트 자동차산업이 활기를 띠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힘도 조금 더해졌다"면서 "이 공장에서 한국의 GM 쉐보레와 같은 모델이 만들어지는데 양국 GM이 합작해 이 모델을 만든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6일 간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16일 오후 귀국했다.
한편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15일 '한국의 지도자, 오바마가 미시간의 표심을 얻는데 도움을 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대통령의 전날 GM 공장 방문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위기에 놓인 오바마 대통령에게 큰 힘이 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대통령이 미국 방문에서 여러 환대를 받았지만 오바마 대통령에게 준 것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고 전했다.
디트로이트∙시카고=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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