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을 넘겨도 상관없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6일 3차 차세대전투기(FX) 기종 선정시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당초 내년 10월쯤 결정해 2013년부터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는 계획이지만 예산 8조원이 넘는 초대형 국책사업인 만큼 신중을 기하겠다는 얘기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이르면 내년 1월 제안요청서(RFP)를 미국 록히드마틴과 보잉,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등 FX 후보기종 제작업체에 보낸다. 제안요청서에는 한국 정부가 필요로 하는 FX의 조건이 무엇인지가 담겨 있다.
방사청은 상반기 안에 각 업체로부터 회신을 받고 평가작업을 시작한다. 중점분야는 FX의 성능과 도입가격, 절충교역조건(기술이전) 등 3가지다. 각 분야를 세세하게 쪼개 각각에 가중치를 부여한 뒤 점수를 합산한다. 군 관계자는 "5단계에 걸쳐 각 기종의 세세한 부분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이렇게 꼼꼼하게 체크하기 위해서는 제안요청서 발송 후 보통 12개월 이상 걸린다"고 말해 내년 안으로 평가작업을 마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평가와 재평가를 거치면서 시간을 끌면 각 업체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효과가 있다.
더구나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임기말 기종선정을 마무리짓기도 부담이 없지 않다. 정부는 최근 연구용역을 통해 5,000억 원 규모의 대통령전용기 도입사업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현 정부 임기막판에 추진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보류하기도 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FX는 단순히 공군의 요구만 충족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납득할 결과가 나와야 하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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