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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이탈… 선수 4명 엉뚱한 코스로… 경주마라톤 국제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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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이탈… 선수 4명 엉뚱한 코스로… 경주마라톤 국제 망신

입력
2011.10.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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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서 심판이 제자리를 이탈하는 바람에 선수들이 집단으로 코스를 이탈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결승선 근처에서도 선수들이 오던 길을 되돌아 뛰는 촌극이 펼쳐져, 같은 대회에서 하루 두 차례나 미숙한 대회운영으로 국제망신을 당했다.

16일 오전 경주시에서 열린 동아일보 2011 경주 국제마라톤대회에서다. 40.8㎞를 지난 삼거리 교차로 지점에서 다리를 지나 오른쪽으로 달려야 했지만 길안내를 맡은 심판이 자리를 떠나는 바람에 국내 선수 중 1위를 달렸던 오서진(23ㆍ국민체육진흥공단)과 2위 김지훈(23ㆍ고양시청) 등 4명이 곧장 직진해 버린 어처구니없는 일이 터졌다. 이중 김지훈은 팀 관계자의 뒤늦은 제지로 500여m를 지나 원래 코스로 돌아왔지만 나머지 3명은 엉뚱한 길로 1km 가까이 뛰다 실격 처리됐다.

대한육상경기연맹에 따르면 "대회자원봉사자와 심판을 비롯한 경기진행요원들이 현장에 있었지만 한 눈을 파는 사이에 선수들을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회를 지켜본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 초청선수 10여 명이 40㎞ 지점을 통과한 뒤 10여 분이 지나 국내선수들이 나타났지만 이때는 심판은커녕 안내 표지판도 강풍에 쓰러지고 없어 선수들의 코스이탈을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국내 실업팀의 한 지도자가 심판을 대신해 뒤이어 달리던 선수들을 원래 코스로 유도했고 5위 이후 선수들은 제 코스를 달렸다.

이에 대해 코스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1차 책임이 있지만 대회 주최측과 연맹의 안이한 대회 운영이 화를 불렀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맹과 주최 측이 올해 경주대회 코스를 새로 짰으나 심판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해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주최 측인 동아일보사의 한 관계자는 "코스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 올해에는 코스를 단순화했지만 이런 사고가 터져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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