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왔다. 초반 판세는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8~10% 정도 우세했으나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추격으로 박빙 구도가 형성됐다. 국민 다수의 정치 불신이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로 나타났으나, 한나라당이 박 후보의 병역과 학력, 대기업 후원금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면서 혼전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나경원 후보의 지지도가 상승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달 초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본보 4일자 보도)에서 박 후보 47.1%에 나 후보 38.0%였으나, 15일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 39.2% 나 후보 38.4%였다. 나 후보는 거의 그대로인데 박 후보 지지도만 8%가량 빠진 것이다. 박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가 상당부분 먹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후보 측은 "한나라당이 네거티브 공세로 시민들의 정치참여 의욕을 꺾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실 박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가 지나친 측면이 있을 것이다. 박 후보가 13세 때 이루어진 양손 입양의 사정을 제대로 알 수 없을 것이고, 복학했다면 서울 법대를 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지지층의 이탈이 상대방의 네거티브 공세 때문만이 아니라 자신의 해명이 국민을 납득시키지 못한 측면도 있음을 박 후보는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나 후보도 과거 자신이 했던 발언들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김해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 논란에 대해 침묵하거나 피해가서는 안 된다. 또한 선거는 정권에 대한 평가 의미도 담고 있기 때문에 논란이 돼온 이명박 정부의 인사와 정책기조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혀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두 후보 모두 다시 한 번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기를 당부한다. 나 후보는 이미 시행 중인 '보행 중 흡연금지'를 공약으로 내걸고, 박 후보는 TV토론에서 '도심산업 육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등 공약이 급조된 인상이 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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