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회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수입이 해마다 1조원 가량씩 불어나며 올해 8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이 중소 가맹점 수수료를 0.2%포인트 안팎 내리기로 했다지만 천문학적인 수수료 수입에 비하면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 영세 상인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로 거둬들이는 금액이 올 상반기 4조956억원에 달했다. 작년 상반기보다 18.6% 늘어난 금액이다. 통상 하반기에 여름철 휴가와 추석 연휴 등으로 대규모 카드 결제가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가맹점 수수료는 사상 최대인 8조원 중반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가맹점 수수료는 2008년 5조5,847억원에서 2009년 6조1,296억원, 2010년 7조1,949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해마다 1조원 가량씩 불어나는 추세다. 특히 상반기 가맹점 수수료 증가율은 이 기간 카드 사용액 증가율(17.7%)보다 더 높았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중소상인들의 가맹점 수료를 내려준다고 잔뜩 생색을 냈지만, 정작 더 높은 비율의 수수료 수입을 거둬들인 것이다.
막대한 가맹점 수료 수입에 힘 입어 올해도 카드사들은 풍성한 순익 잔치를 벌일 전망이다. 올 상반기 카드사들이 거둔 순익은 작년 같은 기간(8,671억원)보다 18.6% 줄어든 7,016억원. 하지만 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향 조정에 따른 순익 감소분을 감안하면 실제 순익은 작년보다 1,400억원 가량 늘어났다는 평가다.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며 18일 대규모 결의대회를 앞두고 있는 한국음식점중앙회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원가도 맞추기 힘들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순익이 해마다 급증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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