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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희롱, 여성끼리 연대해 맞서야" 피해자에서 로스쿨 학생된 이은의씨, 소송 과정 책으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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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희롱, 여성끼리 연대해 맞서야" 피해자에서 로스쿨 학생된 이은의씨, 소송 과정 책으로 출간

입력
2011.10.1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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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비슷한 일을 겪고 있을 한국사회 여성 노동자들에게 격려가 되었으면 합니다.”

2005년 직장 내 성희롱을 겪은 후 2009년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한 전 삼성전자 영업사원 이은의(37ㆍ여)씨는 최근 수년간의 소송 과정을 회고한 책 를 냈다. 지난해 10월 사표를 낸 지 1년만이다. 그 사이 그는 전남대 로스쿨 11학번 학생이 됐다. “소송 과정을 겪으며 갖게 된 새로운 꿈”을 향해 한걸음 내디딘 것이다.

이씨의 길고 긴 싸움은 한 번의 해외출장에서 시작됐다. 동행했던 팀장의 성희롱 문제를 제기한 후 8개월 동안 부서 배치를 받지 못했고, 인사팀에 진상조사를 요구했다가 “얼마를 원하냐”는 답변을 들었다. 1998년 한국외대 포르투갈어과를 졸업하자마자 삼성에 입사해 자부심을 느꼈던 자신의 인생이 무너지는 것 같은 순간이었다.

사내 해결을 포기한 이씨는 2007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삼성 상대 민사소송으로 맞섰다. 2008년 말 인권위가 삼성전자에 차별 시정권고를 내렸지만 회사는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하지만 이씨는 2009년 여름 민사소송과 행정소송에서 결국 승소했다.

이씨는 고단한 싸움을 하는 동안 “변화는 평범한 사람들이 애정을 갖고 자신의 자리를 지켰을 때 일어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제 사원’으로 찍힌 자신에게 조용한 지지를 보내준 동료들, 승소 소식에 격려의 전화를 걸어준 이름 모를 직원들이 가장 큰 힘이 됐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잘 살고 있다”는 안부를 전하는 것이 책을 쓴 첫 번째 이유였다.

직장 여성들에게 “부당한 일에 맞서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하고, 예전의 자신처럼 대기업 입사가 행복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믿는 대학생들에게는 “성공에 집착하지 말고 주변을 돌아보라”고 전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여성 노동자는 아직도 사회적 약자입니다. 상황을 개선하려면 약자들끼리의 연대가 중요하다는 것이 제가 10여 년의 직장 생활에서 얻은 교훈이에요.”

이씨는 “길고 힘든 소송 과정에서 지치지 않았던 것은 주변 사람들 덕분”이라며 “변호사가 되면 영화산업 저작권과 여성노동자 문제를 다루며 그 빚을 사회에 갚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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