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부정보를 빼내 주식투자에 활용, 막대한 차익을 얻은 혐의로 기소됐던 라지 라자라트남(54) 갤리언 헤지펀드 설립자에 대해 법원이 징역 11년형을 선고했다. 또 벌금 1,000만달러, 재산 5,380만달러 몰수를 명령했다. 내부자거래 혐의로는 미국 내 선고 가운데 가장 무거운 형에 해당한다.
미국 맨해튼 지방법원의 리처드 홀웰 판사는 13일(현지시간) "내부자 거래는 민주사회의 자유시장에 대한 도전"이라며 라자라트남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이같이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미국 역사상 최대 내부자 거래 사건으로 꼽힌다. 스리랑카 출신의 라자라트남은 미국의 명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하고, 영국 서섹스대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며 엘리트 인맥을 구축했다. 이후 미국 체이스맨해튼은행에 입사한 그는 기업들의 대출심사를 주로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1985년부터는 소규모 투자은행에서 전공을 살려 기술주(株) 애널리스트 등으로 활동하며 본격적으로 주식투자에 몸담았다. 1997년부터는 '갤리언펀드'라는 이름으로 헤지펀드를 운용해 큰 돈을 벌었다.
미 검찰은 2년넘게 그의 전화를 도청해 체포했다. 검찰 조사결과 2008년 9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골드만삭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정보를 당시 골드만삭스의 이사회 멤버들로부터 입수해 갤리언펀드 운용에 활용한 사실 등이 적발됐다. 이밖에 증권사기 혐의 등 총14개 혐의로 기소됐고, 검찰은 그가 내부자거래를 통해 약 7,200만달러(약 80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추산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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