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가토스의 애플스토어 앞. 애플 신제품이 출시될 때 늘 그랬던 것처럼, 아이폰4S를 한시라도 빨리 주문하기 위해 수십명의 애플 마니아들이 줄을 서있었다. 맨 앞자리를 차지한 뚱뚱한 체구의 한 남성은 아예 의자까지 가져와 태블릿 PC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 고객은 예사의 손님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5일 사망한 스티브 잡스의 절친한 친구이자 애플의 공동창업주 스티브 워즈니악(61)이었다. CNN과 NBC11 등 미국 방송은 워즈니악이 이날 애플스토어 줄의 맨 앞에서 아이폰4S 출시를 기다린 사실을 전하며 "애플스토어 앞을 지나던 상당수 시민이 워즈니악의 얼굴을 알아보고 사진 찍기를 청하거나 잡스의 죽음에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워즈니악이 줄을 섰다는 소식이 트위터 등을 통해 급속히 퍼지자 그를 구경하려는 인파가 가게 앞에 몰려들었다. 평소 워즈니악을 존경했다는 한 대학생은 "그의 얼굴을 무려 18시간이나 보았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워즈니악은 "다른 수백만명의 사람처럼 휴대폰을 갖기 위해 줄을 섰다"며 "내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날 밤새 줄을 선 워즈니악은 새벽 3시께 잠시 주변을 산책하는 등 시간을 때우다가 결국 아이폰4S 2대를 주문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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