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수교 12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계 주한 미 대사가 부임한다. 미 상원은 13일(현지시간) 성 김(51) 지명자에 대한 인준을 4개월 만에 통과시켰다. 상원은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상하 양원 합동연설을 하기 수분 전 존 케리(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장의 요구대로 인준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성 김 대사는 이르면 이달 말 부임한다.
한국계 첫 미 대사가 된 성 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6자회담 특사로 활약했으며, 북한 문제에 정통하다. 두 차례 서울 미 대사관에 근무했고, 2006년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냈다. 한국 이름이 김성용인 그는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1 때 미국에 이민간 1.5세대이다.
성 김 대사는 6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 후임에 지명됐으나, 대북강경파인 존 카일(애리조나)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대화정책을 문제 삼아 인준을 보류시켰다. 의원 한 사람이라도 보류를 요구하면 인준이 불가능하다.
카일 의원은 오바마 행정부에게 대북대화 중단, 제3국에서 열릴 2차 북미대화 취소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2일 국무부 관리들로부터 별도의 북한 브리핑을 받고 보류를 철회했다. 국무부는 카일 의원에게 이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 맞춰 성 김 대사 인준이 처리되도록 강하게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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