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급 비밀이니 사진은 찍지 마세요."
F1 코리아 그랑프리에 참가하고 있는 로투스 팀의 개라지(garageㆍ차고) 투어에 앞서 톰 웹 로투스 미디어 담당자는 다시 한번 신신당부했다. 모든 전력이 집중된 팀의 개라지는 그야말로 '전쟁터'이기 때문이다.
14일 영암 서킷에서 열린 첫 번째 연습주행이 끝난 후 로투스 팀의 개라지 투어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개라지는 레이스의 승부를 좌우하는 엔진과 각종 기계들이 있는 '비밀 공간'인 까닭에 입구에서부터 가슴이 떨려왔다.
개라지 입구에는 수없이 많은 헤드 셋이 걸려있다. F1은 고막이 터질 듯한 굉음으로 가득 찼기 때문에 크루들에게 헤드 셋은 필수 장치. 웹 미디어담당자는 "크루들은 모두 헤드 셋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디렉터와 드라이버는 둘만 통신할 수 있는 헤드 셋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데이터 센터'였다. 5개의 모니터로 연결된 이곳에서는 모든 전략적인 상황들이 이뤄진다. 기자는 무의식적으로 사진을 찍다가 휴대폰을 압수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결국 사진 파일을 지운 뒤에야 다시 휴대폰을 받을 수 있었다. 로투스 머신의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 센터 옆에 부품 보관소가 있었다. 웹은 "1만개의 부품이 박스 안에 있다. 크루들은 필요한 부품을 다 여기서 조달한다"고 말했다.
드디어 머신이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머신 한 대당 14명의 크루들이 연습주행 후 점검에 열중하고 있었다. 야르노 트룰리 담당 스태프들이 급하게 머신을 해체했다. 웹은 "연습주행에서 이상한 부분이 발견돼 셋 업을 전부 다시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연료 측정기도 볼 수 있었다. 일반 차량과는 달리 연료를 무게로 측정한다는 점이 특이했다. 엔진의 비밀도 공개했다. 웹은 엔진을 가리키며 "800마력에 1만8,000 RPM까지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드라이버의 보호장구도 보였다. 표면이 금색으로 된 보호장구는 맞춤형으로 제작됐다. 웹은 "드라이버의 안전이 첫 번째로 고려된다. 드라이버가 차체를 느끼며 한 몸이 될 수 있도록 밀착형으로 제작된다"고 말했다. 보호장구의 무게는 4㎏. 갑자기 엔진이 가동되는 소리가 요란했다. 엔진을 웜업하며 머신을 점검하는 과정이었다.
로투스는 45명의 크루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팀 워크로 승부수를 띄운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드라이버와 통신이 두절되면 어떻게 될까'라는 궁금증이다. "그런 상황은 드물다. 만약 통신 시스템이 마비되면 드라이버가 볼 수 있게 아날로그 방식으로 적어서 의사를 전달한다. '우리의 영웅'인 드라이버에게 전적으로 맡길 수밖에 없다."
영암=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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