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애호가인 주부 김혜진(34)씨는 임신인 것을 알고 마시던 커피를 디카페인 커피로 바꿨다. 김씨는 "커피를 매일 마시는데 임신을 이유로 끊는 것이 쉽지 않다"며 "디카페인 커피 덕분에 태아에 해를 끼치지 않고도 좋아하는 커피를 즐길 수 있어 한결 편리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 취향에 맞춰 해당식품에 가장 핵심적이지만 건강에 좋지 않은 성분을 빼거나 함량을 낮춘 역발상 식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 설탕을 뺀 사이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도넛 등이 대표적이다.
캡슐커피 회사 네스프레소의 '디카페인 블렌드'는 화학약품이 아닌 물로 카페인을 제거한다. 물에 잘 녹는 카페인의 성질을 이용해 로스팅하기 전 상태의 생 원두를 물로 여러 번 씻어 카페인을 99%까지 제거하고 커피의 맛과 향 손실은 최소화했다. 네스프레소 관계자는 "물로 씻는 방식은 화학약품을 이용해 카페인을 제거하는 방식보다 비용이 2배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대부분 기업들이 화학약품을 이용해 카페인을 제거하지만 네스프레소는 물만으로 카페인을 제거해 본연의 맛과 향을 살렸다"고 밝혔다.
'도넛은 기름에 튀겨 칼로리가 높다'는 고정관념을 깬 사례도 있다. 던킨도너츠는 기름에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워 달거나 느끼하지 않은 '구움도넛'과 쪄서 만든 '스팀도넛'을 출시했다. 오리온의 프리미엄 과자 브랜드인 '닥터유'도 특수 개발한 오븐에서 찐 '튀기지 않은 도넛'을 내놓았다.
동아오츠카의 '나랑드 사이다'는 탄산음료에 꼭 들어가는 설탕과 색소를 뺀 제품이다. 사이다는 마시고 싶지만 칼로리를 걱정했던 20대 여성들을 위해 1년 간의 소비자 평가를 거쳐 탄생했다고. '제로칼로리 제품은 맛이 싱겁다'는 통념과 달리 레몬라임 향과 후르츠 향을 사용해 산뜻하고 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어 인기다.
소금의 화학명은 '염화나트륨'이지만 천일염은 염화나트륨 함량이 크게 낮다. 특히 대상 청정원의 '신안섬 보배' 천일염은 염화나트륨 99%인 정제염과 달리 염화나트륨 함량이 80%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명품 소금'으로 불리는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이나 미국 몰튼 천일염보다도 낮은 수치. 나트륨 함량이 적은 대신 다양한 미네랄이 들어있어 맛도 우수하다.
네스프레소 박성용 팀장은 "제품의 핵심 성분이라 하더라도 소비자의 몸에 해로울 수 있다면 제거해 낸 식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과거에는 한 가지 성분이라도 더 들어간 상품들이 인기를 얻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뺄 것은 빼야 더욱 인정 받는 시대"라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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