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글로벌 경기 악화로 올해 국내외 설비투자를 1조원 가량 줄이기로 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13일 "경기침체와 원료가 상승으로 철강시황이 악화됨에 따라 예상 이익을 창출하지 못해 올 한해 연간 기준으로 7조3,000억원으로 계획한 투자금액 가운데 1조원 가량에 해당하는 국내외 설비투자분의 집행을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 국내 대기업이 투자축소를 결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다른 국내 대기업들도 국내외 투자를 연기 또는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포스코의 투자축소를 계기로 감량경영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러나 "철강산업은 시황에 따라 계획한 설비투자의 증감이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좀 많다고 봐야 한다"면서 "불요불급한 것을 중심으로 투자집행을 늦춘 것일 뿐 아예 투자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도 "포스코는 국내외 경제상황과 철강시황에 따라 시급성, 수익성을 고려해 일부 투자프로젝트 추진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투자비가 조정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말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4분기 경영 및 투자 전략을 재검토하고, 내년부터는 사실상의 비상경영을 의미하는 시나리오 경영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21일 기업설명회(IR)를 열어 3분기 실적을 공개하고 투자조정 계획에 대해 공식 설명할 예정이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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