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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판 세기의 웨딩' 부탄 국왕, 평민 신부와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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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판 세기의 웨딩' 부탄 국왕, 평민 신부와 결혼

입력
2011.10.1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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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 불교국가 부탄의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31) 국왕이 13일 평민 출신의 제선 페마(21)와 옛 수도인 푸나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17세기 사원에서 치러진 결혼식은 둘이 손을 잡고 미소를 띤 채 입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장수를 기원하는 승려들의 트럼펫 연주, 맞절과 기도 등 1시간 가량 진행됐다. 70만 부탄 국민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결혼식을 보며 3일간 계속되는 축제의 첫날을 춤과 노래로 흥겹게 보냈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왕추크 국왕은 잘 생긴 외모와 검소함으로 부탄 국민에게는 우상같은 인물. 신부 페마는 영국 레전트대에서 유학중인 재원으로 아버지는 항공기 조종사다. 이 때문에 4월말 조종사 출신 아버지를 둔 평민 케이트 미들턴을 아내로 맞이한 영국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 빚대 ‘아시아판 세기의 결혼식’으로 불린다.

결혼식을 보는 국민의 기대는 크다. 왕추크 국왕의 부친인 전 국왕이 엄격하고 내성적이었다면 아들은 온화한 성격에다 맨발로 학생들과 축구를 즐기고, 노인들을 안아줄 만큼 대중적 친화력이 좋다. 그래서 ‘히말리야의 매력덩어리 왕자’ ‘국민의 왕’이란 애칭으로도 불린다. 그가 태국 여행을 할 때 10대 여성들이 그를 흠모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보도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왕추크의 젊음과 서구적 취향이 부탄의 폐쇄적인 전통과 젊은 세대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부탄의 역사학자이자 민족학자인 프랑수아즈 포마레는 “부탄은 이제 다른 세대, 다른 국가로 탄생했다”고 평가했다.

낙후된 경제에도 불구하고 부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사하는 국민총행복(GNH·국가와 사회 발전에서 개인의 행복감을 중시하는 개념) 지수에서 올해 1위를 차지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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