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구제금융을 받는 은행들은 배당금과 보너스를 지급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호세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에서 “유럽 은행들은 부채위기를 견디기 위해 훨씬 높은 자기자본을 보유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실한 일부 은행이 임직원의 퇴직금을 과다 지급하는 등 도덕적 해이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는 금융권에 대한 경고 메시지다.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미 최대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해고된 임원들에게 수십 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해 타오르는 반 월가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 은행자본 강화 방안을 공개한 바호주 위원장은 “은행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먼저 정부의 지원을 받은 다음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사용을 요청해야 한다”고 자본 확충 방식을 설명했다. 은행과 각국 정부의 자구 노력이 우선이고, 유럽재정안정기금은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EFSF 활용을 두고 입장 차를 보이던 프랑스와 독일 중 독일 편에 선 결정이다. 프랑스는 자국의 국고 대신 EFSF를 통한 은행 재자본화를 주장한 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EFSF에 가장 많은 돈을 출연한 독일은 EFSF를 통한 은행 재자본화에 반대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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