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재산이 두 번째로 많은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이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득세액을 공개했다. 버핏에게 먼저 소득을 공개하라면서, 버핏세 도입에 반대해온 공화당에 대한 대응인 셈이다.
버핏은 최근 공화당의 팀 휴얼스캠프 하원의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난해 소득세로 692만3,494달러(약 80억원)을 냈다고 썼다. 이는 과세대상 소득인 3,981만달러(약 460억원)의 17.4%에 해당한다. 과세소득을 포함한 지난해 총수입은 무려 6,285만5,038달러(약 729억원).
버핏은 편지에서 "다른 슈퍼부자들이 소득세 신고내역을 함께 공개한다면 대중에게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여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부자들의 소득신고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팀 휴얼스캠프 의원은 "버핏이 공개한 소득세액은 자선기부금에 따른 세제혜택 등이 포함된 것"이라며 "자신의 처지에 따라 국가정책을 바꾸려면 그만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증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확한 소득신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버핏이 공개한 총수입과 과세소득 사이에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는 이유부터 규명해야 한다"며 "이는 거액의 기부금으로 세액공제를 받았거나 혹은 기업의 지급이자로 공제혜택을 톡톡히 누렸기 때문일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버핏은 8월부터 "나는 내 비서보다 낮은 세율의 세금을 내고 있다"며 "부자 감싸기를 중단하고 나와 같은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고 부자증세를 주장해왔다. 그는 중산층 직원에게 30% 안팎의 소득세가 적용되는 반면 자신과 같은 부유층에게 적용되는 세율은 턱없이 낮다며 부자들의 세금을 더 걷으라고 정치권에 촉구하고 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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