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라는 한 목표만 보고 달려온 수험생들은 막상 시험이 끝난 뒤 허탈감과 상실감에 빠지기 쉽다. 시험 전에는 공부에 매달리느라 억제 됐던 우울증이 시험 끝나고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잠을 잘 안 자거나, 반대로 너무 잠만 자거나, 밥을 안 먹거나, 반대로 너무 많이 먹거나,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거나, 반대로 외출 후 계속 늦게 들어오거나, 짜증을 자주 내거나, 거짓말을 자주 하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면 우울증이나 일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럴 때 부모는 수험생의 낙담한 마음을 잘 이해하고 받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자녀에게 성적을 잘 받지 못해 어떻게 될 거라고 예상하는지 직접 대답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평소 성적이 좋아 주변의 기대 수준이 높았거나 완벽주의 성향의 청소년이면 자신의 작은 실수나 실패를 용납하지 못해 더욱 괴로워할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시험 후 자녀의 행동을 눈 여겨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송동호 교수는 "좋은 학업성적이 사람의 가치를 나타내는 기준이 되거나 미래의 성공과 행복을 얻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 비록 성적이 나쁘더라도 자녀의 현재 모습 그대로가 부모에게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자녀와 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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