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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의 교정펌 시술기/ 넓은 얼굴 늘 고민…헤어스타일 바꿨더니 '차도남'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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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의 교정펌 시술기/ 넓은 얼굴 늘 고민…헤어스타일 바꿨더니 '차도남' 됐네

입력
2011.10.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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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에 가면 개뼈다귀처럼 생긴 로트를 머리에 말고 열처리기 밑에 앉아 있는 남자들을 적잖이 본다. '빠마하는 남자들'이다. 남자가 무슨 펌이냐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은 아마도 뽀글뽀글한 '아줌마 빠마'를 떠올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요즘 남자들이 열광하는 펌은 왕년의 그 '빠마'가 아니다. 두상과 머리숱, 얼굴 크기 등 두부(頭部)의 온갖 결점을 가려주는 교정펌. 이것이 남자들을 미용실로 불러들이고 있는 것이다.

'펌으로 달라지면 얼마나 달라지겠어'라는 편견을 갖고 있던 한국일보 문화부 변태섭 기자가 직접 교정펌 시술을 받아봤다. 과연 그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사진 ㆍ촬영 협조 바이라 뷰티

어쩔 수 없이 내 비밀을 털어놔야겠다. 어렸을 적부터 '절벽'이라 불릴 정도로 뒤통수가 납작하다. 얼굴은 넓적한 편인데, 옆머리가 수시로 붕 떠 얼굴을 더 넓어 보이게 한다. 평소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헤어스타일에 신경을 써온 편이다. 아침마다 머리 전체에 왁스를 발라 작은 도깨비 뿔처럼 십 수 군데씩 머리카락을 세워주곤 했다.

교정펌은 나의 3대 단점을 교정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펌 시술을 맡은 이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바이라 뷰티의 김기완 디자이너. 그는 나의 모류(毛流)가 일관되지 않고, 평균적인 한국 남성보다 뒤통수가 훨씬 더 납작하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구레나룻을 길러야 할 곳에 옆머리를 길러 덮었으며, 그 길이도 양쪽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시술 방향은 머리가 붕 뜨는 귀밑머리는 모근부터 꾹 눌러주고, 뒷머리는 볼륨감을 살리며, 앞머리는 상대적으로 길이가 짧으므로 위로 올리는 스타일로 정했다.

일단 덥수룩한 뒷머리는 귀에서부터 목덜미로 내려오는 선을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 좀 가파른 선으로 커트했다. 커트 후 정수리부터 뒤통수 '중앙대로'는 굵은 로트로 말아 뒷머리를 둥글게 살렸다. 나머지 머리는 손톱만큼씩 움켜잡아 펌약을 바른 후 부직포로 감싸고, 가르마 방향으로 돌돌 말아 핀으로 고정시켰다. 길이도 짧고 일일이 조금씩 손으로 말아야 하는 작업이라 여자들 펌 하는 것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가고 힘들다고 했다.

얼굴선이 샤프해 보이도록 하기 위해 옆머리와 뒷머리는 펌약을 바른 후 쫙쫙 눌러 빗었다. 머리가 붕 뜰 때는 모근을 눌러줘야지 머리카락만 눌러줘서는 효과가 없다는 설명이다. 붕 뜨는 옆머리는 나만의 고민이 아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옆머리에만 부직포를 대고 열처리기 밑에 앉아 있는 남자들이 꽤 여러 명 보인다. 커트와 함께 주기적으로 옆머리 모근을 눌러주는 부분 교정펌 시술을 받는 사람들이다. 특히 안경을 쓰는 나 같은 남자들한테는 붕 뜬 옆머리가 치명적인 맹점이다. 김 디자이너는 눈썹선에 맞춰 머리카락 속으로 안경을 넣고 그대로 밑으로 내려 쓰면 머리를 눌러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 남성들은 M자형 이마가 많아 앞머리로 잘 가려주는 게 중요하다. 깊숙이 파고 들어간 이마가 드러나면 상당히 나이 들어 보이기 때문에 이곳을 잘 덮을 수 있도록 얼굴 옆쪽 앞머리는 길어야 한다. 또 얼굴이 갸름해 보이도록 구레나룻을 기를 때는 눈썹선에서 시작되는 머리를 길러줘야 자연스럽다. 그보다 윗부분을 기르면 옆머리 숱이 많아져 무거워 보일 뿐 아니라 얼굴도 넓적해 보인다.

커트에 40여분, 컬 마는 데 40여분, 열처리 15분, 자연건조 20분, 중화 20분, 총 두 시간 20분이 걸렸다. 꾸벅꾸벅 졸다 샴푸를 하고 거울 앞에 앉으니, 왠지 낯선 나의 모습이 보인다. 헤어 드라이어를 이용해 가르마 반대 방향으로 머리를 말리다가 반쯤 말랐을 때 가르마 방향으로 뒤집어 머리를 말렸다. 손으로 툭툭 머리를 넘겨 세워주고 회전의자를 돌려 뒤통수를 보니, 앗, 동그랗다. 얼굴도 작아 보인다는 주변의 평가다. 어쩐지 좀 세련돼 보이는 것 같은 건 나만의 착각일까.

●얼굴형에 따른 남성 헤어스타일

◆둥근 얼굴-펌으로 윗머리는 볼륨을 살리고 옆머리는 최대한 가라앉혀 준다. 옆머리는 귀를 덮지 않도록 잘라주면 동그란 얼굴이 갸름해 보일 수 있다. 뒷머리는 아주 짧게 치는 것이 잘 어울린다. 옆머리와 뒷머리는 어중간하게 자르면 헤어라인이 도드라져 얼굴이 더욱 둥글어 보일 수 있으니 주의.

◆역삼각형 얼굴-이마부터 눈까지의 면적이 턱 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어 보일 수 있으므로 윗머리와 옆머리는 자연스러운 구김 느낌이 나도록 펌 한다.

◆긴 얼굴-앞머리가 긴 것보다 짧은 스타일이 오히려 깔끔해 보이므로 이마가 답답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살짝 덮어준다. 커트는 볼륨감 있게 하고, 자연스러운 드라이펌이나 웨이브펌을 해주는 게 좋다.

◆각진 얼굴-전형적인 사각형은 머리를 둥글게 자르고 펌으로 윗머리에 볼륨감?주어 전체적인 인상을 부드럽게 만든다. 구레나룻은 기르지 말고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이 좋다. 마름모형은 이마가 좁고 광대뼈가 도드라져 턱 쪽으로 갈수록 좁은 얼굴형이므로, 옆머리를 길러 광대뼈를 가리면 오히려 얼굴선을 강조하게 된다. 돌출된 광대뼈는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게 좋다.

◆두상이 큰 얼굴-웨이브보다는 비대칭 헤어스타일이 좋다. 앞머리와 윗머리는 길고 옆머리와 뒷머리는 짧은 댄디컷은 누구나 소화 가능. 얼굴이 통통하면서 각이 졌다면 비대칭 헤어스타일로 이지적이면서 샤프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사진=김주성기자 poe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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