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등과 관련,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동아시아 '재관여'(reengagement)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언급을 한 것으로 외신이 보도해 논란이 됐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10일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가진 인터뷰를 12일(현지시간) 인터넷 칼럼에 소개하면서 "이 대통령이 '중국이 아시아 국가들과 긴밀한 경제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이해할 수 있고 불가피하다'고 말한 뒤 '동시에 많은 국가들은 안보와 평화, 그리고 민주주의 같은 가치들이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 점에서 미국의 재관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인터뷰 원본을 공개하며 "이 대통령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생각하고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며 "대통령은 '역할 확대'를 강조한 것이지 '재관여'를 의미하는 언급을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인터뷰 기사에서 이 대통령이 북한의 최근 기류에 대해 "우리는 실질적인 변화의 조짐을 감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우리가 남북대화를 열 때 핵무기가 의제에 오르는 일은 없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와 관련, "60년 동안 군사적 동맹관계에 있는 한미 양국 관계를 강화시킬 것"이라면서 "이제는 경제적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11일 워싱턴에 도착한 뒤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우리나라는 시끄러운 나라"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신문을 보면 시커먼 컷(제목)으로 매일 나온다"며 "그렇게 복잡한 나라인데도 우리는 앞으로 가는 속도가 빠르냐, 느리냐는 있지만 후퇴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실시되는 재외국민 선거와 관련, "한국 선거를 한다고 영남향우회, 호남향우회, 해병대전우회, 교우회 등을 만들고 너무 하게 되면 미국 사람들이 뭐로 볼까 걱정된다"며 "여기에서 너무 요란하게 하면 모국에도, 여러분들이 살아가는 여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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