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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고민/ "SW인력 뽑고 싶어도 마땅한 사람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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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고민/ "SW인력 뽑고 싶어도 마땅한 사람이 없어요"

입력
2011.10.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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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 삼성전자의 주요 연구개발 시설이 모두 모여 있는 수원 디지털시티. 삼성전자는 2008년부터 이 곳 직원 식당에서 인도식단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인도뿐 아니라 러시아 중국 일본음식도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며 따로 만들어 제공한다.

이유는 인도인을 비롯해 외국인 개발자들이 늘었기 때문.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곳에 근무하는 외국 인력은 50개국의 1,000여명. 대부분이 개발자들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구체적 숫자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인도인들이 많다.

사실 인도가 IT강국이고, 미국 IT업계에도 인도인들은 대거 진출해있다. 때문에 삼성전자에 인도인 개발자들이 많은 건 이상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내 인도인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늘어난 건 인도인들이 잘하는 탓도 있지만, 국내에서 마땅한 개발인력을 뽑기 힘든 현실 탓이 더 크다.

우선 대학에서 배출하는 전공인력이 현격하게 줄고 있다.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도 이와 관련, "인도의 경우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등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공한 학생들이 연간 87만 명이 졸업하는데 우리는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실제로 국내 IT두뇌의 산실인 카이스트만 해도 소프트웨어를 전공하는 학생이 100명에서 20여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쪽을 기피하는 이유는 '일은 힘든데 보상은 적은' 구조적 문제점 때문이다. 예컨대 게임의 경우 밤을 세워가며 몇 개월 몇 년씩 개발해야 하는데 성공해서 큰 돈을 벌 수도 있지만, 실패하면 하루아침에 회사가 문을 닫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소프트웨어는 3D업종"이란 인식이 퍼졌고, 대학에서도 전공자들이 보다 안전한 학과 쪽으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은 현재 전체 개발인력의 절반수준인 2만5,000명. 삼성전자는 최근 애플과 스마트폰 전쟁을 벌이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 강화를 위해 관련 인력을 전체 개발인력의 70% 수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하지만 신입사원을 공채 할 때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은 항상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하는 사태가 벌어져 왔다. 때문에 올해는 처음으로 신입공채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우대하는 S직군을 별도로 신설, 현재 지원자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직군은 실제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일반 사원들과 다른 실기 위주의 집중 면접을 하고 있다"며 "채용하면 과거 디자이너 직군 처럼 우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해도 당장 필요인력을 모두 국내에서 충원하기 힘든 만큼 당분간은 외국개발자들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 인도에 인포시스, 타타 등 현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인도 개발자들이 본국 취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삼성전자는 이제 필리핀 등 동남아 쪽으로 눈을 돌려 현지 개발자들을 채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가전 등 제품에 탑재되는 내장형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아직도 인도 개발자들이 많지만, 운용체제(OS) 시스템통합(SI) 등 핵심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은 인도인들도 구하기 힘들다"며 "최근에는 동남아에서 관련 인력들을 채용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이 같은 고민을 반영하듯, 12일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의 주제도 소프트웨어 문제였다. 이날 회의에서 강연자로 나선 김진형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는 "현재 대학에는 산업(기업)쪽에서 소프트웨어 인력을 제대로 받아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져 있고 이로 인해 학생들이 관련 학과에 진학하지 않는다"면서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과 인력을 요구하는 기업간의 미스매치 해소필요성을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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