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총장 이철)가 국내 10대 대학을 목표로 '작지만 강한 대학'이란 비전 실천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2030년까지 정원의 37.5%(4,500명)를 감축하는 소수 정예화는 이 대학 40년 학풍의 전환기를 알리는 새 도전이다.
울산대는 내년부터 학문을 융합한 국제학부를 신설하고, 우수 신입생 선발을 위해 정원을 줄인다.
내년도 정원조정안(총 64명 감축)에 따르면 영어영문학, 일어일본학, 중국어중국학, 프랑스어프랑스학, 스페인중남미학 등 인문대 5개 외국어문계열 전공과 사회과학대 국제관계학, 경영대 글로벌경영학 등 총 7개 전공을 국제학부로 통합했다.
국제학부는 ▦영어영문학 70→47명 ▦일어ㆍ일본학 50→34명 ▦중국어중국학 50→34명 ▦스페인중남미학 50→34명 ▦프랑스어프랑스학 40→29명으로 각각 줄이고, 국제학부에 통합된 국제관계학 전공이 있는 사회과학부와 글로벌경영학 전공이 있는 경영학부도 각각 16명씩 줄였다.
대신 국제학부에서 1년간 기초교육을 받은 뒤 2학년 때 영어영문학, 국제관계학 등 7개 전공 중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는 자유전공으로 60명을 모집한다.
대학 측은 "국제학부는 해당 국가 언어와 문화는 물론 국제관계와 글로벌경영 등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정부 지원금까지 투자돼 새로운 명문학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대의 역동성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제8대 김도연 총장과 제9대 이철 총장으로 이어진 '개방과 경쟁' 드라이브가 그 에너지다.
인터넷을 통한 강의, 강의자료 공개, 교수와 학부장 및 학장 공채, 겸직교수제 도입, 시간과 공간에 구애 받지 않는 '스마트 캠퍼스 구축' 등 지방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역주의 연속이다.
그 원천은 재단의 든든한 지원이다. 2009년 전국 33개 사립대 재무재표 분석결과 울산대의 등록금 대비 학생경비율은 35.83%로 포스텍에 이어 2위다.
특히 재단 후원사인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학부를 세계적 명문으로 키우기 위해 2006년부터 6년간 총 159억원을 지원키로 한데 이어 지난해 기계 및 전기공학부에도 5년간 총 275억원 지원을 약속, 다른 사학의 부러움을 샀다.
■ 재학생 만족도 높고 정규직 취업률도 4년연속 전국 최우수
최근 '반값 등록금'이 이슈가 된 가운데 여론조사기관 리서치 앤 리서치(R&R)가 국내 대학평가 상위 30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울산대가 사립대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특히 장학금 대비 복지혜택은 국ㆍ공립을 포함해 전국 16위에 올라 '등록금은 적게 받고 장학금은 많이 주는' 대학이란 평가가 나왔다.
2010학년도의 경우 재학생(2만6,623명)의 52.68%인 1만4,024명에게 총 187억6,784만원의 장학금을 줬다. 학생들로부터 받은 등록금 가운데 19%를 장학금으로 되돌려 준 셈이다.
외국기관의 평가도 좋다.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가 지난해 아시아 11개국 448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역량평가에서 울산대는 국내 18위, 아시아 108위에 올랐다. ▦교원당 논문 수 국내 5위(아시아 97위) ▦논문당 인용 수 6위(36위) ▦교원당 학생 수 17위(101위) ▦국내→외국 교환학생 비율 14위(32위)로 평가됐다.
정규직 취업률은 발군이다. 교과부가 지난해 처음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와 연계, 취업률을 조사한 결과 울산대는 졸업자 2,000~3,000명 그룹에서 61.1%로 전국 6위에 올랐다. 취업률이 공개된 2006년부터 4년 연속 정규직 취업률 전국 '최우수'를 기록했다.
예산지원을 위한 정부 평점도 높아 교과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에 재학생 1만명 이상 대규모 대학 3개교 가운데 포함되기도 했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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