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12일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는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검증 공세에 대해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때문에 정책 선거가 실종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시민의 상식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선거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_한나라당의 검증 공세가 거세다. 검증을 통과할 자신이 있는가.
"공직에 출마하는 사람으로서 검증을 받는 것은 당연하고, 피할 생각도 없다.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도 그랬듯이 진실을 바탕으로 모든 검증에 성실하게 임하겠다. 다만 검증은 사실과 근거를 갖고 해야 한다고 본다. 거짓말과 악선전으로 선거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것은 시민들이 원하지 않는다."
_한나라당은 의혹 제기 공세를 '검증'이라고 주장하는데.
"그건 언론에서 잘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_한나라당은 각종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사상 검증까지 할 태세인데.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해명할 만큼 했다. 어제 TV토론이 끝나고 국회 대정부질문 내용을
소개하는 방송을 보는데 나와 관련한 이야기만 나와서 놀랐다. 네거티브 방식을 바꾸라는 게 시민들의 요구이다."
_박 후보자 부친의 친일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데.
"(왜 그런 의혹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대체 모르겠다. 모두 사실무근이다."
_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네거티브 캠페인을 하지 않기로 결의까지 했는데, 왜 한나라당이 네거티브로 나오고 있다고 보는가.
"'구태정치가 이런 것이구나'하고 절감하고 있다. 이래서 새로운 정치를 하자는 것인데 시민들의 마음을 어쩌면 저렇게 모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아직도 시민들의 변화 요구를 읽지 못하거나 혹은 읽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_선거 판세와 관련, 당초 박 후보가 9~10% 포인트 차이로 앞서 가다가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여론조사 기법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 판세에 대해서는 관심을 크게 가질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번 선거는 사람 중심의 변화인가, 토목행정의 유지인가를 결정하는 선거다. 시민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시민행정가를 원하고 있다."
_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선거 지원을 요청할 계획은.
"좋은 뜻을 가진 분이고 (서로) 공감하는 바가 많다. 지금은 안 원장의 바람과 시민의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_두 번의 TV토론에서 만나 본 나 후보를 평가하면.
"인상도 좋고 말도 참 잘하는 후보라는 느낌을 받았다."
_박 후보의 정책이 한나라당과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는데.
"한나라당이 책임진 지난 10년을 반성하고 성찰해서 우리의 공약 기조를 따라오는 것은 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시늉만 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 더구나 한나라당은 오세훈 전 시장의 정책과 엉거주춤 차별화하면서 도로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았는가. 무상급식 문제에서도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결국 시민의 뜻을 무시하는 태도이다."
_정책 선거가 실종됐다는 평가도 있다.
"한나라당의 네거티브가 결정적 이유가 아니겠느냐. 서울 시정이 구태정치에 휘둘린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는 6만호 임대주택 보급 계획을 8만호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는데, 한나라당은 왜 5만호 보급으로 축소하겠다는 것인지 등을 놓고 생산적 논의를 하는 것으로 전환돼야 한다."
_나 후보의 정책 공약에서 가장 비판할 대목은.
"전임 시정과 같은 방향성이 가장 큰 문제다. 전시성∙낭비성 사업들을 축소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뉴타운 문제를 아예 외면하고 이름만 살짝 바꿔서 오히려 더 부추기려 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마저 든다."
_다음 목표로 대권 도전도 생각하고 있는가.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다. 지난 시장의 대권욕으로 인한 전시성 예산 지출과 그에 따른 부채 증가 등이 지금 서울시 난맥상의 원인이다. 그런 것을 바꾸라는 것이 시민의 요구이고, 내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이유이다."
_서울시장에 당선되더라도 무소속을 유지할 것인가.
"지금은 통합과 변화가 한 배를 탄 상황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새로운 변화이다. 시민들은 범야권 시민사회에 대해서는 혁신과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들의 뜻에 부합하도록 결정하겠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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