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가 폭락하면서 이번에도 개미(개인투자자)들은 탄식하고 있다. '개미들이 증시에서 성공하기 불가능하다'는 속설은 점점 더 부인할 수 없는 진리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다. 12일 코스피가 1,800대를 넘어서며 회복기미도 보이지만, 유럽재정위기와 미국 더블딥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개미들은 갈피를 못잡고 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와 올해 8~9월 폭락장에서도 수억~수십억원을 벌어들인 재야고수와 슈퍼개미들은 지금이야말로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말한다. '남산주성' '느린거북' '바람의숲'이라는 이름으로 증권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재야고수 3인방에게서 향후 주식 투자의 방향을 들어봤다.
장기투자 하라
이들은 향후 세계 증시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으나 '위기가 곧 기회'라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남산주성은 "지금 상황이 2008~2009년 세계 금융위기만큼 심각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2005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투자의 길을 선택한 남산주성은 2억4,000만원의 초기자금을 98억원으로 불렸다. 남산주성은 "주가가 많이 떨어졌을 때 조금씩 모으다 보면 주가 회복 시에 손해를 만회하는 것도 빠르다"며 "지금은 주식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직장인 재야고수인 바람의숲도 "그리스 재정위기는 지난해부터 예상됐던 일이어서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이 투자의 적기로 내다봤다. 그는 채권, 주식, 펀드 등 투자 분산을 강조하면서 "주식 매수 시점도 분산해 조금씩 매수하고 2~3년 장기 보유하면 꼭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08년 1월 전업투자자가 되면서 3,000만원을 6억원으로 불린 느린거북은 "유럽 재정위기의 근본 해결이 어려워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불안은 지속될 것"이라고 비관적 입장을 취했다. 코스피 역시 1,5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공부ㆍ분산투자 하라
남산주성은 금융위기 이후 100%던 주식 비중을 70%로 줄였다. 현금을 쌓아두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 느린거북도 8월 전까지 100%던 주식 비중을 15%로 급격히 줄였다. 저가매수 타이밍을 찾고 있는 것이다.
남산주성은 "실적이 좋고 자산이 많으며 배당을 많이 주는 회사는 결국 주가도 오른다"고 말했다. 이런 기업을 찾기 위해서는 결국 공부가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느린거북은 "사람들은 냉장고, TV를 살 때는 이것저것 재보는데 주식은 너무 쉽게 매입한다"고 일침했다. 바람의숲은 "단기 대응을 할 수 없는 직장인들은 장기투자종목, 집중투자종목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유했다.
정치인, 특정 품목 등을 중심으로 한 테마주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남산주성은 "4대강주, 원자력관련주, 정치인주 등 수많은 테마가 나오지만 대개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폭등한다"며 "한 순간에 망할 위험성이 커 멀리해야 할 종목들"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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