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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미 사우디 대사 살해 테러음모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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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미 사우디 대사 살해 테러음모 적발"

입력
2011.10.1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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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가 미국 워싱턴에서 주미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살해하려는 음모를 계획했다고 미 법무부가 11일 밝혔다. 수도 한복판에서 고위 외교관을 암살하려 했다는 점에서 미 정가는 격분하고 있다.

미 당국은 이날 이란인 만수르 알밥시아르(56) 등 2명을 기소하고 이란인 5명을 경제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들은 사우디 대사를 살해하고 사우디 대사관과 이스라엘 대사관을 폭파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시민이기도 한 알밥시아르는 지난달 29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체포된 뒤 음모를 시인했다. 함께 기소된 골람 샤쿠리는 반서방 테러를 지원하는 이란 혁명수비대 특수부대인 쿠드스의 요원이다.

이란 정부가 어느 선까지 사건에 개입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미 당국이 이번 사건을 장기간 치밀하게 추적했기 때문에 재판과정에서 이란을 압박할 증거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용의자들은 무기를 구입하고 살인청부를 위해 멕시코 갱단과 접촉하다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마약갱단으로 위장한 미 당국 정보원에게 10만달러를 주고 사우디 대사를 살해하면 140만달러를 추가로 주겠다고 제안했다. 대사가 즐겨 찾는 식당을 폭파해 150여명을 대량 살상하는 계획까지 논의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 관계는 물론, 중동 맹주 자리를 놓고 경쟁해온 사우디와 이란 사이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법 및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 비난했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추가제재를 통해 이란을 더욱 고립시키겠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사건을 회부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유럽연합(EU)은 살해 음모를 비난하며 이란 법무장관 등 주요인사 29명의 자산을 동결하고 EU내 여행을 금지하는 제재에 착수했다. 최근 동부지역에서 발생한 소요사태의 배후로 이란을 의심해 온 사우디 역시 이 사건을 계기로 대사 소환 등 외교적 대응에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유엔에 보낸 항의문에서 "악의적 음모"라며 테러 배후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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