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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구제금융 '마지막 암초'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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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구제금융 '마지막 암초' 제거

입력
2011.10.1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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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최빈국 슬로바키아가 하루 사이 세계 금융시장을 들었다 놓았다. 11일(현시시간) 유로존 구제금융안을 부결했던 슬로바키아 의회는 이튿날 입장을 바꿔 구제금융안을 다시 통과하기로 합의했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을 골자로 하는 구제금융안이 슬로바키아 의회를 통과할 경우 지금껏 유로존의 발목을 잡았던 마지막 암초가 사실상 제거되는 것이어서 위기 해결 전망이 한층 밝아지게 됐다.

12일 AFP 통신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여야 지도자들은 이날 긴급 회동을 열고 전날 의회에서 부결된 유로존 구제금융안을 다시 의제로 상정해 통과시키기로 했다. 제1야당인 스메르당의 로베르트 피초 당수는 "현 시점의 가장 중요한 의제인 구제금융안을 살려야 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14일까지 재표결을 통해 구제금융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슬로바키아는 유로존 17개국 중 아직 구제금융안을 승인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다. 이에 따라 슬로바키아 의회가 EFSF 증액안을 가결시키면, 유로존이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거나 부실은행에 긴급자금을 투입하는 구제금융 계획의 법적 조건이 모두 완비되는 것이다. 슬로바키아 정치권의 합의에 따라 유로존 위기 해결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날 뉴욕 증시는 장초반 1%대의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슬로바키아 의회는 유로존 구제금융안 표결을 실시했으나 과반수(76표)에 못 미치는 55표의 찬성을 얻는데 그쳤다. 그랬던 의회가 하루 만에 입장을 급선회한 이유는 유로존 지도자들이 "슬로바키아의 조치가 유로존 위기 해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경고를 잇달아 쏟아낸 때문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세계 경제가 재정위기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자신들의 몫만큼 기여를 해 줘야 한다"며 압박했고, 알렝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도 "나쁜 소식이 들려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나 EFSF 증액안이 마지막 산이었던 슬로바키아를 넘더라도 여러 문제가 남아 있다. EFSF 운영 과정에서 회원국 내부 상황이나 자국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돌발변수가 튀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슬로바키아 1차 표결에서 구제금융안을 부결시킬 것도 이 나라 특유의 복잢한 정치지형 때문이다. 슬로바키아 연립정부는 중도ㆍ우파 4당이 연합한 형태인데 제2당 자유와연대가 이탈하며 연정 내 이견조율에 실패했고 구제금융에 찬성하는 야당마저 여권에 타격을 줄 목적으로 기권을 선언했다. 앞서 핀란드 역시 국내 여론 악화를 이유로 유로존의 공동대열에 이탈, 그리스 채권에 독자적 담보 제공을 요구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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