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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탐욕 규탄" 함성, 美부자동네 들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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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탐욕 규탄" 함성, 美부자동네 들이치다

입력
2011.10.1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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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동쪽 어퍼이스트사이드.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주택과 구겐하임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이 늘어서 있는 대표적 부촌인 이곳에 월가 점령(Occupy Wall Street)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시위대는 "부자들이여, 공평하게 지불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한적한 부촌의 정적을 깨트렸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금융권의 탐욕과 무능한 정치권을 비판하며 자본주의 모순에 항의하고 있는 월가 시위대가 11일은 거점인 주코티 공원을 벗어나 맨해튼 중부로 향했다. 추상적 구호를 외치던 시위대가 소득 불평등의 정점에 있는 부호를 직접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맨해튼 중부에는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 거대 에너지기업인 코크인더스트리 부회장 데이비드 코크 등 '1%'에 속하는 부호들이 살고 있다.

'1%대 99%'라는 시위의 성격을 보여주듯, 시위대는 부호들의 자택 앞에서 부유세 폐지에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부유세는 연간 40억달러 이상을 버는 상위 소득계층 2%에게 걷는 세금으로 뉴욕시는 이를 12월 폐지할 예정이다. 시위에 참여한 도우그 포랜드는 "뉴욕시의 재정감축 조치로 학교와 노인들의 복지 혜택이 줄어들게 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부유세를 폐지하는 것은 비양심적"이라고 비판했다.

'부자감세 철폐' '월가 범죄자 처벌' 등 12개 요구사항에 대해 찬반 투표를 하고 있는 시카고 시위대는 일자리 창출 기금 마련 방안으로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카고 트리뷴 등 현지 언론은 "선물산업협회 연례 엑스포 리셉션이 열린 아트인스티튜트 인근에 수천명의 시위대가 모여 파생상품 거래에 건당 25센트의 세금을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양대 선물거래소(CBOT CME)를 거느린 CME그룹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를 '거대한 카지노'라 비난하며 "투자자들에게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도록 부추겨 금융위기를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시위대는 파생상품 거래세로 연간 14억달러(1조6,000억원)를 거둬 4만여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도 잦아지고 있다. 보스턴에서는 현지 경찰이 보스턴광장에 모여 있던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철수 경고를 무시한 시위대 100여명을 체포했고 워싱턴 상원 의사당에 진입했던 시위대 6명도 경찰에 체포됐다.

뉴욕 경찰은 월가 주변을 경비하고 있는 지구대에 이 지역 건물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의 경비를 강화하도록 특별지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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