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00℃ 인터뷰] 게이 영화제작자 겸 감독 김조광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00℃ 인터뷰] 게이 영화제작자 겸 감독 김조광수

입력
2011.10.12 11:59
0 0

■ "동성애자는 본질적인 고민을 한다는게 큰 장점…게이라서 좋은, 그런 세상이 곧 올것"

지난 6일 오후 열린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다들 말쑥한 연미복과 화려한 드레스 차림으로 레드카펫을 장식할 때 그는 'I ♥ CT85'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입장했다. 부산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반발해 타워크레인에서 장기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에 대한 지지 표시였다.

그는 영화제작자이자 감독이다. 학교 후배 3명과 함께 청년필름을 설립, 1999년 '해피엔드'를 시작으로 '와니와 준하' '질투는 나의 힘' '후회하지 않아' '올드 미스 다이어리: 극장판'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등의 영화를 제작했다. 올해 479만명이 본 '조선 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과 11일까지 165만 관객이 찾은 '의뢰인'에도 제작자로 이름을 올렸다. 2005년 단편 퀴어영화(동성애 영화) '소년, 소년을 만나다'를 연출하며 메가폰을 쥐었고, 곧 첫 장편인 퀴어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촬영에 들어간다. 김조광수(46) 청년필름 대표 겸 감독의 남다른 이력이다.

열정적인 중견 영화제작자이며 우리 사회 가장 활동적인 게이인 김조광수 대표를 서울 필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장편영화 연출도 준비해야 하고 제작 기획 중인 영화가 5편이니 신경 쓸 곳이 많다"면서도 그는 활기찬 모습으로 쏟아진 질문에 응했다.

-제작도 하고 연출도 따로 하려니 힘들지 않나요.

"쉽진 않죠. 저를 커밍아웃 하게 해준 '후회하지 않아'(감독 이송희일)가 워낙 소중해서 퀴어영화를 일년에 한두 편 제작하려는데 연출할 만한 감독이 많지 않아요. 이성애자 감독들은 너무 부담스러워하고 동성애자 감독들도 연출 자체가 커밍아웃이라 부담스러워해요. 그래서 '일단 내가 한번 해보자'하고 시작한 거예요. "

-원래 연출 욕심이 있었던 거 아닌가요.

"욕심보다는, 질투는 약간 있었어요. 감독을 기억하지, 제작자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잖아요. 제가 (한양대) 연극영화과 간 것도 누군가로부터 주목 받고 싶은 그런 욕심 때문이었는데, 영화를 십여 편 제작해도 저를 주목하는 사람이 없으니 좀 질투가 나죠."

-배우 캐스팅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신앙을 이유로 거절하는 배우들이 있어요. '살인자는 할 수 있어도 동성애자는 못한다'는 거예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살인자들은 회개하지만 동성애자들은 회개하지 않잖아요'라고 답하더군요. 정말 저를 죄인 취급하는 거죠. 그런데 그런 걸 경험하니까 더더욱 영화를 열심히 만들어야겠다 싶어요."

-캐스팅할 때 기준이 있나요.

"퀴어영화니까 남자 둘이 나오잖아요. 하나는 제 타입으로, 다른 한 명은 그 타입에 어울릴 만한 스타일을 찾아요. 제 영화에 '민수'가 꼭 나오는데 제 분신 같은 인물이죠. 원래 시나리오엔 광수라고 썼는데 연출부에서 난리가 났어요. 예쁜 영화 주인공 이름이 광수가 뭐냐고. 그래서 비슷하게 바꿨어요."

-제작하는 영화랑 자신이 연출하는 영화는 선택기준이 다른가요.

"완전 다르죠. 저는 멜로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내 인생 최고의 영화로 '러브스토리'를 꼽을 정도로. 그런데 멜로는 만들기도 쉽지 않고 흥행도 잘 안 돼요. 제가 연출하는 영화만 당분간 멜로 중심으로 해보려 해요. 그래도 저는 흥행성보다 감독의 가능성을 보고 영화를 제작해왔어요. 한국영화 발전까지는 아니어도 어떤 의무감이 좀 있어요. '은하해방전선'(감독 윤성호)과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감독 노동석)는 감독들을 제가 너무 좋아해서 그들의 영화를 빨리 보고 싶어서 제작했어요."

-젊은 여성들이 게이에게 호감을 갖다가도 진한 퀴어영화를 보면 불편해 하는데.

"저는 도리어 표현수위에서 섹시한 지점이 있어야 퀴어영화는 성공한다고 봐요. 여성 관객이 퀴어영화 보는 건 예쁜 남자들의 섹시한 모습을 보려는 거죠. 이를테면 '후회하지 않아' 주인공들이 팬티만 입고 다니는데, 그건 여성이나 게이 관객을 위한 나름의 배려죠. 저는 그게 상업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는 이성애자보다 훨씬 섹시하거든' 뭐, 이런 느낌으로 조금 저돌적으로 가주는 게 전 후련해요."

-퀴어영화의 주요 타깃은 여성인가요 게이인가요.

"여자죠. '후회하지 않아'와 제가 만든 단편 두 편 다 극장에 가보면 85%가 여자였어요. 이성애자 여자들이 퀴어영화의 주 관객층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요. 섹시한 남자가 등장하는 이성애 성애물이 별로 없잖아요. 이성애 성애물에선 대부분 여자는 가슴도 좀 크고 예쁜데, 남자는 조금 아닌 사람이 나오죠. 평범한 사람이 예쁘고 글래머러스한 여자를 취하는 것에서 남자관객의 만족도가 생기는 거니까. 근데 여자들은 그거 볼 이유가 없잖아요. 이를테면 '박쥐'의 김옥빈은 좋은데, 조인성 같은 배우가 상대역으로 나오지 않는 거죠."

김조광수 대표는 대학 시절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문화국에서 활동했다. 운동을 그만두고 영화판에 뛰어든 뒤 그는 '해피엔드'를 제외하고 만드는 영화마다 줄줄이 적자를 봤다. 그는 올해 '조선명탐정'으로 영화인생 첫 '곗돈'을 탔다. 충무로에선 이 바닥 생활 10년이 넘으면 노하우가 쌓여서 자연스레 큰 돈을 만지게 된다는 의미에서 오랜만의 흥행을 곗돈이라 부른다. 그는 "투자가 안 돼 영화를 계속 못 만들면 어쩌나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때 '조선명탐정'이 흥행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3~4년은 좀 수월하게 영화를 만들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든다"면서도 '빚잔치'하느라고 "내가 쥔 돈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퀴어영화 찍을 만한 감독이 없다지만, 그래도 동성애자 대우가 많이 나아지지 않았나요.

"제가 아는 게이 감독들 여러 명 있죠. 그래도 우리 사회가 아직 동성애자에 대해 포용력이 있는 사회는 아니잖아요. 저도 괜히 커밍아웃 했나, 싶을 때가 여러 번 있어요. 저는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니 괜찮지만 부모님이나 동료들이 불편하죠. 저랑 같이 다니면 '어, 쟤도 게이인가 봐' 이렇게 생각할 수 있으니까."

-커밍아웃 하는 순간 사회적 부담은 없었나요.

"제가 무슨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저를 롤모델로 삼는 성소수자들이 많이 있어요. 커밍아웃 하고 행복하게 사는 거 같으니까. 단편영화 후원금 보내주신 분도 있고요. 저에겐 많은 도움이 됐죠. 커밍아웃 안 했으면 저의 사회적 발언이 그만큼 이슈가 안 될 수도 있는데, 제가 트위터에 올린 글이 기사화 되잖아요. 더 똑바로 살아야겠다는 각오도 해요. 가뜩이나 '어이, 저 호모 제대로 사나 보자' 하는데 '역시 호모들이야', 이렇게들 생각하면 안 되니까. 가능하면 조금 더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해요."

-소셜테이터로 주목 받은 배우 김여진씨를 '여진족'이라 비하한 한 동성애자를 비판해 화제가 됐는데요.

"이성애자 중에도 별 년 다 있잖아요.(웃음) '게이라고 해서 정치적으로 다 올바른 거 아니고, 커밍아웃 했다고 다 좋은 사람 아니다. 별 년 다 있다' 전 딱 그만큼만 생각해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 사람 보고 '커밍아웃 한 게이가 저럴 수 있냐'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걸 좋게 생각해요. 커밍아웃을 진보와 연결시켜 좋게 봐주시는 거니까."

-열아홉 살 연하 동성연인과 결혼한다고 발표했는데, 전근대적 제도에 연연한다는 비판도 있어요.

"그렇죠. 이성애자들은 도리어 비혼에 대한 얘길 더 많이 하는데…. 기존 제도에 편입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우리도 똑같다는 것을 법적으로 보장받고 싶은 심리예요. 저는 동성결혼이라고 선명하게 얘기하고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어떤 분은 '파트너십'을 주장하며 이성애자들도 문제가 많다고 하는 결혼제도를 왜 우리가 굳이 하려 하냐고 해요. 정치적으로는 그게 맞는데, 전술 면에서는 동성결혼 이러면 싸우기에 좋겠다고 생각해요."

-결혼은 언제 하시나요.

"파트너는 동의했지만 파트너의 가족 분들이 동의를 하신 건 아니에요. 내년에 하고 싶은데 가능하면 무슨 집회나 이런 게 아니라 그냥 공연식으로 하고 싶어요. 벌건 대낮에 게이 둘이 결혼해서 사람들 생각을 좀 바꿀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 보고 싶은 거죠."

-파트너 가족들이 결혼은 반대해도 연인으론 인정해주나요.

"지금 뭐 인정을 했다기보다는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시는 거죠. 7년이나 사귀었고. 부모님들은 대개 그렇잖아요. 사랑한다고 할 때 이성이라도 말리면 더 사랑하고 싶어하니까, '일단은 그냥 둔다. 대신에 결혼 이런 거는 하지 말라'고 얘기하시죠."

-성소수자들 사이에서도 계급이 존재한다면서요.

"게이들 사이에서도 여성성에 대한 편견 같은 게 있어요. 그래서 성소수자 안에서 게이가 제일 위, 그 다음에 레즈비언, 양성애자, 그 다음에 성전환자예요. 여자에서 남자가 된 성전환자는 더 홀대 받아요. 그런 게 다 여성에 대한 편견과 가부장적인 요소들이죠."

김조광수 대표는 어린 시절 한 게이 커플이 동네에서 쫓겨날 때 '호모'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선생님에게 여쭤보니 "나쁜 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 게이 커플에게 과외를 받았던 그는 "내가 좋아했던 그 형에게서 병이 옮았다"는 생각에 혼돈에 빠졌다고 한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한테 병을 옮기는 존재라 생각하니 감당할 수 없이 괴로웠어요."

그는 대학 시절 운동권에 있을 때도 "괴로웠다"고 했다. 조직 안에서 동성애를 넌지시 꺼내면 '미제의 썩은 문화'라는 말이 돌아왔다. "세계 혁명사를 보면 동성애자를 숙청하면 했지, 동지로 보는 경우는 없더라고요. 그런 점도 너무 괴로웠어요. 내가 꿈꾸는 혁명이 내 정체성과 안 맞는구나…." 그는 "동성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전까지 목을 매려고 여러 번 시도했다"고도 말했다.

-긍정적으로 바뀐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군대 제대하고 복학한 뒤 우연히 가투(가두투쟁) 나갔다 도망치던 중 (게이들 만남의 장소로 유명했던)종로3가 한 극장을 들어가게 됐어요. 거기서 만난 어떤 형이 외국에 가면 게이 커뮤니티도 활발하다고 했는데 전 처음 듣는 이야기였어요. 동성애 관련 책을 그때 읽기 시작했어요. 동성애, 게이라는 단어도 그 때 처음 알았어요."

-김광수에서 김조광수로 바꾸신 게 언제였나요.

"사회적으로 커밍아웃 할 때였어요. 영화 '분홍신'까진 김광수로 크레딧 올라가고 '후회하지 않아'부터 김조광수로 바뀌었죠. 제가 엄마를 되게 사랑하는데 운동 한다 뭐다 해서 엄마한테 잘못한 게 많아요. 엄마를 제 정체성 어딘가에 넣고 싶어 이름에 엄마 성을 넣기로 했죠. 엄마한테 말씀 드리니 집에나 자주 오라고 하시더군요. 김광수로 살 때와 김조광수로 사는 지금은 아주 달라요. 저는 비즈니스를 해야 되는 사람인데 개성 있어 보여서 영화계에서는 좋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배우 캐스팅 할 때 상처 받는 것 말고 다른 식으로 상처 받는 적은 없는지.

"남자들은 목욕탕에서 우연히 만나는 경우가 있잖아요. 예전 같으면 아무렇지도 않을 텐데, 이제 의식하는 사람이 있어요. 좀 촌스럽게 의식하는 사람. 내가 자기 거 볼까 봐. 꼭 안 되는 애들이 자기 거 볼까 봐 막 가리고 그래요. 상처까지는 아니지만, 참 촌스럽다 싶은 생각이 들죠. 옛날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우나 같이 가던 애들이 이젠 안 가요. 나중에 보니 자기네끼리 갔다 오더라고요. 웃긴 거죠. 상처까진 아니지만, 씁쓸하죠."

-커밍아웃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와니와 준하'에 김희선의 연애 상담해주는 선배로 게이가 나와요. 일부러 감독과 의논해 넣은 거예요. 자연스럽게 넣었는데, 한 스포츠지 기자가 저보고 게이 맞냐고 묻더군요. 아니라고 딱 그랬는데, 밤에 집으로 또 전화가 왔어요. 정말 아니냐고. 세 번을 아니라고 했어요. 제 세례명이 베드로인데, 마치 베드로가 세 번 예수를 부정한 거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전화 끊고 너무 슬퍼서 한 시간 넘게 울었어요. 그때 '언젠가 꼭 커밍아웃 하리라' 마음 먹었죠. 하지만 쉽지 않았어요. 감독들은 몇 년을 준비해서 영화를 만드는 건데, 내가 게이라는 이유로 투자자나 배우들이 꺼릴 수 있잖아요. 그게 부담스러웠어요. 영화 다섯 편 제작하니 '어우, 싫다면 관두라고 해' 하는 자신감이 생긴 거죠."

-앞으로도 퀴어영화를 연출하실 건가요.

"지금 준비하는 거 말고 그 다음 영화로 40대 남자와 20대 남자가 사랑했다가 20대 남자가 죽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만들려고 해요. 좀 진지하면서 무거운 영화예요. 나중엔 '엑스맨'이나 '의형제'처럼 퀴어영화는 아니지만 그렇게 해석될 수 있는 대중적인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송강호나 최민식 같은 중견배우도 동성애 연기 했으면 좋겠다 싶겠어요.

"네, 당연하죠. 좀 전에 말한 그 영화, 송강호씨랑 하고 싶어서 시나리오에 주인공 이름도 강호라고 지어놨어요. 송강호씨는 어두운 영화에서도 밝음을 보여주잖아요. 엉뚱함도 있고요. 그가 연기한다면 너무 어둡지만은 않은 퀴어영화가 될 거 같아요."

-게이여서 얻는 이득이 있나요.

"일단 특색이 있잖아요. 제가 늦깎이로 데뷔했는데 게이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관심이나 있었겠어요. 제작자가 무슨 감독이야, 했겠죠. 앞으로 이성애자들보다는 게이들이 훨씬 더 잘 될 거예요. 동성애자들은 아주 예민한 시기에 '나는 왜 동성을 좋아하나' 같은 본질적인 고민을 하잖아요. 저는 그게 굉장한 장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여자가 무슨 정치를 했어요. 김옥선처럼 남장하고 나와야 먹히는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강금실, 나경원 다 남장은 안 하잖아요. 마찬가지로 게이가 장점이고, 레즈비언이 장점인 그런 세상이 곧 올 거예요."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채지은기자 cje@hk.co.kr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강기정 인턴기자(경희대 국문 4년)

안정욱 인턴기자(고려대 통계 4년)

■ 김조광수의 탁월한 배우 발탁 능력

"김남길이 오디션을 보러 왔는데 박해일의 젊은 모습과 비슷하더라고요. 해일이가 소년 같은 이미지라면 얘는 조금 능글능글한 면이 있었어요. 그 점을 잘 활용하면 스타가 되겠다 생각해 캐스팅했죠."

김조광수 대표는 배우 보는 눈이 밝다. 그가 자신의 영화에 캐스팅한 무명 배우 대부분이 그의 영화를 거쳐 스타로 신분 상승했다.

대중에게 이름을 겨우 알린 정도였던 주진모는 '해피엔드' 출연으로 단번에 주연급에 올랐다.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에 깜짝 발탁됐던 조승우는 '와니와 준하'를 거쳐 대중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대학로 배우였던 박해일을 발굴한 영화는 '질투는 나의 힘'. TV드라마 '선덕여왕'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김남길은 '후회하지 않아'로 연기 기반을 닦았다. 청춘 스타 유아인도 김조광수 대표의 영화('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통해 입지를 다졌다. 최근 '고지전'으로 여성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은 이제훈은 김조광수 대표가 연출한 두 번째 단편 '친구사이?'의 주인공. 그는 "그들이 출연한 우리 영화는 잘 안 되고 배우만 떴어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가 캐스팅한 배우들이 족족 큰 별로 거듭나다 보니 여러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신인 좀 봐달라"는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미국 TV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보면 사만다가 애인을 만들 때 게이들에게 어필하는지 먼저 보잖아요. 저도 그런 게 있나 봐요. 조금 더 예민한 감수성 때문에 이성애자보다 배우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잘 보는 것 같아요."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