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예 예~예, 예 예 예~즐거워 예!"
올 가을 부산에 '즐거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부산지역 소주시장을 경쟁업체에 내줬던 향토기업 대선주조가 신제품 '즐거워예'를 내세워 잃어버린 영토 탈환을 예고하고 있다.
대선주조는 6월 말 부산지역 주당들의 기대 속에 '즐거워예'를 출시, '왕의 귀환'을 알렸다. 향토 조선기자재업체인 비엔그룹(회장 조성제)이 대선주조를 인수하고 부산시장의 98%를 차지할 때 회사를 이끌었던 조용학씨를 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한 때 주력제품 시원(C1)소주를 앞세워 지역 소주시장을 거의 독점했던 대선이 경쟁업체에 텃밭을 내준 것은 신준호 푸르밀 회장이 2004년 대선주조를 600억여원에 인수했다가 3년여만인 2007년 11월 3,600억원에 되팔아 '먹튀' 비난을 받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때문에 비엔그룹이 대선을 인수함으로써 부산시민들이 지역소주를 다시 찾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즐거워예'는 조 사장이 10여 차례 보완을 주문할 정도로 까다로운 검증절차를 거쳤다. 이름부터 시민 정서와 소주가 소통의 수단으로 자리잡은 세태를 반영해 술자리의 즐거움을 나타냈으며, 향토색을 표현하는 동시에 긍정적 의미를 담았다.
국내 최초로 나노 버블공법을 채택해 더 부드러운 술 맛을 실현했고 알코올 도수는 16.2도의 저도 소주다. 음주 초보자인 20대 여성, 술자리가 잦은 30~40대 직장인, 음주로 건강이 염려되는 50대 이상 등 다양한 연령층에게 달지 않으면서도 순하고 목 넘김이 부드러운 '명품소주'로 승화시켰다.
국내 술박사 1호인 조 사장은 "'즐거워예'는 81년 대선주조의 기술력과 40년 소주 인생의 혼을 담은 명품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며 "신제품을 앞세워 연내에 점유율을 70%로 끌어올려 반드시 부산 기업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명품소주는 명품마케팅을 통해 완성된다. 이를 위해 대선주조는 '즐거워예' 출시 직후부터 8월말까지 트리콜 병뚜껑행사와 함께 기업사랑음악회, 광안리 달 해변 클럽파티 등을 후원하는 등 유행에 앞서가는 마케팅을 벌여왔다. 지난 2일에는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국내 정상급 아이돌그룹을 총동원해 5만여명의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즐거워 예와 함께 하는 자선 파워콘서트 예'는 화룡점정으로 평가됐다.
■ 사회공헌사업 '통 큰 기부' 100억 모금 선언
대선주조는 부산지역 기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사회사업에 내놓은 곳이다. 2005년 출범한 시원공익재단은 연내 출연액이 4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재단 측은 "올해 상반기 부산ㆍ울산ㆍ경남지역에서 펼친 사회복지 및 장학사업 출연금이 30억원을 돌파했으며, 하반기에 초ㆍ중ㆍ고교ㆍ대학(원)생 장학금, 시원사회복지사상 시상, 아동급식사업 등에 모두 10억여원을 더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선 측은 지금까지 이 재단에 모두 57억원을 출연했다.
이와 함께 대선주조 조성제 회장은 9월 1일 사회공헌기금 100억원을 모금하겠다며 '통 큰' 기부를 선언했다. 조 회장은 "부산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100억원을 모금 목표로 '즐거워 예' 판매 한 병당 10원을 적립하고 있다"며 "사회공헌사업을 체계적이고 투명하게 시행하기 위해 적립 내역을 비엔그룹 사옥 옥상에 설치된 LED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 공개하고 각계 지도층으로 가칭 '즐거워예 사회공헌 자문단'을 구성해 적립금 용도와 액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 회장은 내년 2월로 예정된 부산상의 제21대 회장 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일찌감치 밝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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