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우크라이나 '오렌지 혁명'의 주역 율리아 티모셴코(50) 전 총리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AFP통신은 11일 "우크라이나 법원이 재임 시절 직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티모셴코 전 총리에게 징역 7년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티모셴코에게 2억달러(약 2,340억원)를 국가에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티모셴코는 2009년 러시아와 천연가스 수입계약을 체결하면서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도록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에 압력을 행사해 15억흐리나(약 2,030억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로 지난해 말 기소됐다.
그는 8월 재판 도중 기립을 거부하고 증인 질문을 가로막는 등 소송 절차를 방해해 법정 구속됐으며, 검찰은 지난달 28일 티모셴코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티모셴코는 판결 직후 "검찰 기소와 법원 판결은 모두 조작됐다"며 유럽사법재판소에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형이 확정되면 티모셴코는 내년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와 2015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티모셴코 측은 이번 재판이 지난해 2월 대통령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친러시아 성향의 야누코비치는 2004년 대선에서 승리했으나 부정선거 시비가 불거지면서 티모셴코와 빅토르 유셴코 전 대통령 등이 주도한 오렌지 혁명으로 쫓겨났던 인물이다.
캐서린 애쉬톤 유럽연합(EU) 외교대표는 "이번 판결이 EU와 우크라이나간 협력관계를 훼손할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티모셴코에 우호적인 서방 국가들은 앞서 그가 유죄를 받을 경우 우크라이나와 맺은 정치ㆍ경제 관련 조약을 폐기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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