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만납시다!"
금융자본의 탐욕에 항의하는 '반(反) 월가 시위'가 국내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반 월가 시위를 조직하는 인터넷 사이트(www.occupytogether.org)에는 지난 5일 서울 방이 만들어져 15일 한국거래소 앞에서 만나자는 제안 글이 있다. 이 방에는 11일 현재 23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으며 회원 18명이 시위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15일 여의도 시위 글을 남긴 이는 전북 전주시 우석대 중어중문학과에 재학 중인 브라질인 아서 헤프스타인 프라고소(21)씨다. 2년 전 공부를 위해 한국에 온 그는 "자본주의 경제 때문에 생긴 문제들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어 시위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의 시위 제안에 직장인 대학생 등으로 보이는 회원들은 "좋은 생각이다" "반드시 가겠다"며 호응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부산 방도 만들어져 "15일 오후 4시 부산역에서 만나자"는 글이 올라와 있다.
시민단체들도 15일 오후 2시부터 여의도 금융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홍성준 사무국장은 11일 "금융기관이 수십조원의 수익을 내 대주주에 대한 고배당과 임원의 고액 연봉에만 열을 올리는 한국상황도 금융자본에 대한 직접 공격이 필요한 때"라며 "금융소비자협회 등 금융관련 시민단체와 금융 피해자들이 15일 오후 2시 금융감독원 앞에서 함께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시위에서 금융자본의 탐욕에 대한 규제, 금융자본 피해자 구제 등을 주장할 계획이다. 이들은 12일 오전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5일 여의도 금융가 점거운동 시작'을 선언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시위 규모나 성격 등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며 "시위 내용이 파악되면 그에 맞춰 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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