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처음 베이징(北京)을 찾았다.
푸틴 총리는 중러 천연가스 공급계약 문제를 집중 협의하기 위해 국영 석유ㆍ천연가스 회사 대표 및 에너지 전문가 등 160명의 수행단을 이끌고 11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 이틀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회담하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과 만나 ▦경제 및 투자 확대 ▦신기술 분야 협력 ▦주요 국제 문제 협력 등을 위한 방안을 협의한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중국과 러시아가 푸틴 총리의 방중에 앞서 16개에 달하는 무역 및 경제협력 협정에 서명했는데 기술이전과 연구개발(R&D), 광산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진행되는 협력 사업의 규모가 70억달러(약 8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류웨이민(劉爲民)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러시아의 에너지 협력은 두 나라 전략적 협력 관계의 중요 구성 요소"라며 "푸틴과 원자바오 총리의 회담에서는 에너지 분야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의견 조율이 주목된다"고 밝혀 천연가스 공급계약문제가 회담의 주요 이슈라는 점을 시사했다. 에너지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온 양국은 러시아 시베리아산 천연가스를 2015년부터 전용 파이프라인을 통해 중국에 공급하는 문제를 협의해왔으나 가격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한편 푸틴-원자바오 총리는 회담을 통해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 주요 국제 문제에 공동 대처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릭스를 주도하는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시리아 결의안에 함께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보조를 맞춰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은 후 15년간 평등신뢰, 공동번영에 기초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끊임없이 격상시켜왔다"며 "현재 양국은 역사상 가장 좋은 관계에 있다"고 중국 분위기를 전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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