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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소중한 인연은 우리 곁에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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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소중한 인연은 우리 곁에 있었네

입력
2011.10.1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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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은 질박하지만 깊디 깊은 맛을 내는 뚝배기 같다. '식구를 찾아서'는 투박한 표현 속에 사람 냄새가 물씬 배어 있는 뮤지컬이다.

주인공은 두 명의 할머니 박복녀(김현정), 지화자(주은)다. 한 사람은 가족을 잃었고, 한 사람은 가족에게 버림 받았다. 조각난 헝겊을 누빈 옷을 입고 짖어대다 때로 사람처럼 노래하고 춤추는 몽이라는 이름의 개(남정우), 냥이라는 이름의 고양이(김태경), 꼬라는 이름의 닭(이상은)이 조연이다. 무대미술이라고 해 봐야 창호지 바른 문과 슬레이트 지붕이 눈에 띄는 판잣집 한 채가 다인데다 구질구질하게도 마당의 재래식 화장실까지 구체적으로 묘사해 뒀다. 그린벨트로 묶인 대구 수성구 고모동의 팔현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까닭에 대사는 죄 질퍽한 경상도 사투리다.

'식구를 찾아서'의 미덕은 상업적 흥행을 좇는 뮤지컬 장르로서는 금기에 가까운 거친 소재들을 활용하면서도 관객에게 감동과 자연스러운 웃음을 함께 주는 데 있다. 각자 다른 아픔을 안고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할머니는 한솥밥을 먹으며 혈연관계로 묶인 가족 못지않은 깊은 정을 쌓아간다. 큰 웃음을 이끌어내는 쪽은 내레이터이자 코러스 역할을 하는 세 마리의 동물 몽, 냥, 꼬다. 배우 5명의 연기가 고르게 안정된 것도 감동의 크기를 키우는 몫을 한다.

제목 '식구를 찾아서'는 두 가지 의미로 읽힌다. 자신을 버린 의붓아들을 찾아 다니는 지화자 할머니의 서글픈 처지를 반영하는 동시에 두 할머니가 서로의 새 식구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어수선한 전반부를 정리하고 드라마의 갈등 구조를 강화해 극적 긴장감을 좀 더 살린다면 '지하철 1호선'과 '빨래'에 이어 소외층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린 한국적 뮤지컬로서 장기 공연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이는 작품이다.

뮤지컬은 두 할머니와 세 마리의 가축이 한 식구가 돼 소풍을 떠나는 것으로 끝난다. 뚝배기에 담긴 음식의 온기가 오래 가듯, 객석에 불이 들어온 후에도 관객의 훌쩍임은 한동안 계속됐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창작지원작으로 뽑혀 지난 7월 대구에서 먼저 선보였다. 연출 오미영. 11월 6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02)2278-5741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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