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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시위/ 심기 불편한 1%… "부자들 탓은 아니잖아" 딴 세상서 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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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시위/ 심기 불편한 1%… "부자들 탓은 아니잖아" 딴 세상서 딴 생각

입력
2011.10.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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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는 뉴욕 맨해튼 못지 않은 '살찐 고양이(고액 연봉자)'의 도시다. 그래서 제2의 월가로 불린다. 이런 시카고에서 월가 시위대가 규탄하는 '1%'의 반박이 처음으로 나왔다. 시카고를 상징하는 상품거래소 건물 유리창에 '우리가 1%다(We are the 1%)'는 4장짜리 종이가 붙은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10일(현지시간)'우리는 99%다(We are the 99%)'라는 모토로 25일째 계속되는 월가 시위에 상위 1%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반응은 1%가 부는 물론 정서적으로 나머지 99%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확인시킬 뿐이다.

최근 금융불안에 따른 실적악화와, 월가 시위대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직원 41%는 올해 보너스가 작년보다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리크루트업체인 이파이낸셜캐리어의 설문조사에서 자신 탓에 보너스가 줄어들 것이라고 본 사람은 2%에 불과했다. 고액 연봉자들이 많은 골드만삭스의 한 직원은 시위대가 자신의 벤츠 승용차에 부담스런 시선을 보내자 "열심히 일해 언제가 나도 저런 차를 구입하겠다고 생각하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직원은 "경제가 잘못된 것은 워싱턴 정치 탓이지 부자들의 책임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월가와 자본주의의 탐욕을 비판하는 월가 시위대에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지만, 상위 1%는 여전히 딴 세상에서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상위 1%의 경제적 실체도 드러났다. 미 조세정책센터에 따르면 상위 1%는 연수입으로 가구당 50만6,553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계층이다. 이는 미 전체 수입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이들은 미 전체 부의 3분의 1을 갖고 있다. 평균 자산은 1,916만7,600달러에 달한다.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는 '슈퍼 리치' 400명의 총 연소득이 1억 가구의 수입을 합한 것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월가 시위대는 계절에 상관없이 시위를 계속하기로 하고 겨울 채비에 들어갔다. 월가 시위대 언론담당인 마크 브레이는 "많은 참가자들이 주코티 공원에서 잠을 자지 않고 있다"고 해 추워지는 날씨 때문에 출퇴근 시위가 정착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도 "시위대가 법을 준수할 경우 무기한 체류를 허용하겠다"고 입장을 바꿔 월가 시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코티공원의 소유주인 블루크필드가 시위 허용 의사를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블루크필드 계열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풍력 발전 지원금 1억3,500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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