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하면 연락할게." "당신 지금 어디야?"
바야흐로 모바일 사회다. 전세계 약 50억대의 휴대폰은 언제 어디서나 상대방의 상황과 위치를 확인케 해준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정보 공유는 물론 이메일 확인, 인터넷뱅킹,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수시로 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줬다. 미국 CNN방송은 10일(현지시간) 모바일 기기에 점령된 우리 사회의 모습을 과거와 비교해 소개했다.
우선 만남이 쉬워졌다. 예전처럼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이 필요 없다. 도착해서 연락하거나 이동 중 휴대전화로 약속을 정하면 된다. 지루할 틈도 사라졌다. 기다리는 틈틈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으로 실시간 인터넷서핑, 영화감상, 게임 등을 하면 된다. 스마트폰 하나로 웬만한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도 이점이다. 카메라, 음악 기기, 노트북 등을 따로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반면 일상에서 불편한 점도 많아졌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도구가 없으면 중요한 전화를 놓치거나 정보 차단으로 안절부절 하게 되는 디지털기기증후군이 생겼다. 또 휴대폰은 언제 어디서든 연락이 닿을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옭아맨다. 가령 과거처럼 '유럽에서 휴가 중' '러시아워여서 꼼짝할 수 없다'는 등 일을 피하기 위한 핑계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일도 늘었다. 휴대폰에 장착된 카메라로 타인의 나쁜 행동을 실시간 촬영해 유튜브 등에 올릴 수 있다. 반대로 언제 어디서든 찍힐 수 있는 공포에 떨게 됐다. 수개월 단위로 기능이 업그레이드 되는 모바일 기기도 사람들에게 피로를 준다. 채팅, 이메일, SNS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의 장이 열렸지만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공포영화 제작도 까다로워졌다. 위험에 처한 주인공이 휴대폰을 갖고 있지 않거나, 갖고 있는 휴대폰이 작동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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