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이 이 나라를 크게 뒤집어 보라'던 교수님 뜻을 이어받아 100명이 마음을 모아 후배들을 돕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세상을 떠난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김영진 교수의 제자 100명이 십시일반으로 후배들을 위한 장학기금 마련에 나섰다. 김 교수 지도로 석ㆍ박사 과정을 밟았던 제자 100명과 동료 교수 7~8명, 김 교수의 어머니는 장학기금을 운영하기로 하고 '와이 제이 김 센추리클럽(Y.J. Kim Century Club)'이라고 이름지었다.
간암으로 투병하던 김 교수는 8월 병상에서 100번째이자 마지막 제자인 이정민(27)씨의 졸업을 지켜봤다. 이씨는 학부생이었던 2007년부터 김 교수와 인연을 맺었다. 이씨는 "국내외 학회에 나가 발표를 하게 되면 늘 교수님 앞에서 예행연습을 했는데 그때마다 영어문법에서부터 어투까지 하나하나 잡아주셨다"며 "겉으론 엄하게 보이셨지만 제자들 앞에선 한없이 자상하신 분이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100명의 제자들은 78학번부터 04학번까지 입학연도가 26년이나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해마다 모임을 갖고 있으며, 스승의 부고엔 미국에서부터 먼 길을 달려올 정도로 사이가 도탑다. 이들은 다음 달 김 교수의 49재 때 모여 장학기금 운영 방안을 협의하고, 내년 1주기 추모식에서 첫 수혜 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85년 성균관대에 부임한 김 교수는 원전 안전성 평가 분야의 국내 권위자로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안전 전문위원과 한국압력기기공학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교무처장 부총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