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유명 재계 인사의 집만 골라 털었던 절도범이 최근 또 다시 재계 인사의 집에서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2주 전쯤 성북구 성북동 주택에 도둑이 들어 현금 500만원과 귀금속 등을 훔쳐 달아났다. 피해자는 유력 정치인의 사돈으로 1980년대 주요 부처 장관을 지냈던 L씨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용의자로 14년 전 재계 주요 인사의 집을 털었던 정모씨를 지목,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을 토대로 범인을 쫓고 있다. 용의자는 사건 당일 주택 주변 CCTV에 모습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친형과 함께 최순영 전 신동아 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집만 골라 수억원의 금품을 훔친 죄로 징역을 살다 석 달 전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씨 형제가 함께 절도를 했지만 형은 현재 수감돼 있는 상태고 동생이 먼저 출소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정씨는 1997년 형과 함께 최순영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집만 골라 수억원을 훔쳤다. 당시 정씨 형제는 물방울 다이아몬드 등 희귀 귀금속 등을 훔쳤으나 오히려 피해자 상당수가 신분 노출을 꺼려 도난품을 찾아가지 않은 사건으로 더 유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소환 요구에 세 차례 불응해 지난 주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지만 아직은 혐의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CCTV 영상을 토대로 행방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부유층 및 고위 권력층의 집만 골라 수억원대 금품을 털고 일부 금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던 대도(大盜) 조세형씨가 지난달 초 안양교도소에서 1년4개월 형기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으나 2009년 경기 부천시에서 있었던 강도 혐의로 바로 수감된 바 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