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승부가 사실상 시작됐다. 공식선거 운동 개시일은 13일이지만 관훈클럽과 SBS가 10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정치적 의미의 선거운동은 시작됐다. KBS는 11일, MBC는 13일 토론회를 할 예정이어서 서울시장 선거는 일단 유권자들이 지켜보는 TV토론으로 그 막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현대 선거에서는 유세보다 TV토론이 더 효과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후보들은 자신의 공약이나 강점을 육성으로 알릴 수 있고,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인물 됨됨이를 직접 보면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상 제약이 있는 데다 패널들이 중립을 잃었을 경우 형평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약점은 있지만, 유용함에 비할 바는 아니다.
10일의 관훈클럽 토론회와 SBS 토론회에서도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졌다. 나 후보의 재산 증식, 박 후보의 양손 입양과 병역 및 대기업의 아름다운재단 거액 기부 등 미심쩍은 부분들이 거론됐고 서울시 부채 축소, 무상급식, 양화대교 변경공사 완공문제 등 현안을 둘러싼 논전도 전개됐다.
이 과정에서 나 후보가 사학재단 이사장인 아버지 때문에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도 나왔고, 박 후보에게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냐, 아니냐를 답하라는 압박도 있었다. 네거티브 공세나 색깔 덧씌우기 우려도 있었지만, 두 후보의 분명한 답을 끌어내는 긍정적 결과로 나타났다. 나 후보는 "당론이 정해질 때까지는 사적 주장을 하지 않았고 전교조의 사학 장악을 허용하는 사학법 개정은 지금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북한 소행이라 믿지만 왜 불신이 초래됐는지는 정부가 반성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네거티브 선거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지만, 국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부분은 다 걸러지는 게 옳다고 본다. 더 치열하게 검증하고, 더 격렬하게 논쟁하는 게 더 좋은 시장을 뽑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다만 거두절미나 침소봉대, 진의 왜곡은 배격해야 하며 토론은 철저히 중립성을 지키면서 진행돼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