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에선 머지 않아 '블루컬러'(생산직 근로자) 출신 임원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직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연차가 높아도 '경영진'으로 분류되는 임원이 되기 힘든 게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의 현실이다.
9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생산직 사원이 임원까지 승진할 수 있도록 직위와 승진체계를 바꾼 새로운 인사제도가 이달부터 시행중이다.
새 인사 제도는 생산직 근로자들의 승진 경로를 ▦생산 현장 관리자 ▦기술 전문가 ▦일반 관리직 전환 등 3가지 트랙으로 다원화해, 특기와 적성에 따라 진로를 선택하면 임원 승진까지 가능토록 한 것이다.
우선, 두산중공업은 1962년 창사 이래 생산직 근로자를 불러오던 호칭인 반장, 직장, 기장을 각각 대리, 과장, 차장, 부장으로 변경했다. 그 동안 국내 주요 제조기업들은 생산직 직원에 대해 기정, 기감, 반장, 조장, 직장, 기선 등 알아 듣기도 어렵고 일반 사무직과는 괴리가 큰 직함을 적용해왔다.
생산 현장 관리자 트랙의 경우 ▦기존 입사 5년 차 이상의 반장은 연차별로 대리와 과장 ▦입사 15년차 이상의 직장은 차장과 수석차장 ▦기장은 부장이라는 직함을 달게 됐다. 이후에는 기술 전문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다.
일반 관리직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도 뛰어난 업무 성과를 보이면 향후 공장장이나 생산담당 임원으로 승진이 가능하다.
임원 대신 기술 명장으로 남기를 희망하는 직원들은 기술 전문가 트랙을 밟도록 했으며, 비록 이사 상무 같은 임원타이틀은 없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김명우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생산직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일부 남아 있어 현장 근로자들은 호칭 변경을 환영하는 분위기"라면서 "이번 인사제도는 단순히 호칭이나 승진 경로 변경에 그치지 않고 대ㆍ중소기업, 학력차별 철폐 등 공생발전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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