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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혁명은 아직 진행 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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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혁명은 아직 진행 중인가

입력
2011.10.0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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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혁명을 이끈 중국의 국부 쑨원(孫文). '국민이 소유하고(民有), 국민이 통치하며(民治), 국민이 누리는(民享)' 쑨원의 삼민주의 혁명을 오늘날 중국 정부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신해혁명에 대한 상반된 해석

청 왕조를 무너뜨리고 중국 최초의 공화정을 세운 신해혁명이 10일로 100주년을 맞았다. 중화권에선 기념행사가 대대적으로 열리고 있다.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광장은 쑨원의 대형 초상화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쑨원의 초상화가 새겨진 기념 주화는 출시와 동시에 동이 났다. 혁명의 도화선이 된 우창(武昌)봉기의 고장 우한(武漢)과 중화민국의 첫 수도 난징(南京), 쑨원의 고향 중산(中山) 등에서는 혁명 열사를 위한 추모제가 거행된다. 학술회의, 공연, 전시회 등도 이어지고 있다.

대만에서도 열기는 뜨겁다. 쑨원의 유품 등이 보관된 국부기념관에서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 관람객이 평소의 2배 수준인 하루 4,000명에 이른다.

중국, 대만 모두에서 열기가 뜨겁지만 양측이 1949년 분단 이후 다른 길을 걸었기 때문인지 생각이 다른 것 같다. 쑨원의 삼민주의(민족ㆍ민권ㆍ민생)를 놓고, 정치적 민주제도가 정착한 대만과 그렇지 못한 중국은 해석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양측이 지난해 혁명 100주년 기념식 공동 거행을 추진했다가 조용히 그 계획을 취소한 것을 보면 혁명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은 신해혁명이 결과적으로 공산당 탄생의 출발점이 됐다는 역사적 의미를 강조한다. 그러나 공산당이 민주공화정인 중화민국을 무력으로 전복하고 정권을 빼앗았다는 사실이 최근 부각되고 공산당 정권의 합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신해혁명을 주제로 한 양안 공연 교류도 전면 중단됐다. 홍콩 정부가 투자한 쑨원 일대기 오페라 '쑨얏센 박사(中山ㆍ逸仙)'의 중국 공연이 전격 취소됐고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의 지원을 받아 청룽(成龍)이 만든 영화 '1911 신해혁명'도 대만 상영이 불허됐다.

중국은 삼민주의 해석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류사오보는 아직 옥중에 있다. 당국은 사람의 기억에서 그가 지워질 때까지 풀어주지 않을 작정인 듯 한데 이는 그가 반체제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도 규제할 태세다. 민주화 시위, 공무원의 부정부패에 대한 소식이 웨이보를 통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권ㆍ민생ㆍ민족에 대한 해법 필요

중국의 민주화 세력은 삼민주의 혁명이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단언한다. 쑨원이 비판한 청 말의 정치ㆍ사회 상황이, 부정부패와 빈부격차 등 현재 중국의 병(病)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티베트 승려들의 잇단 분신 항의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민족갈등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이 민권ㆍ민생ㆍ민족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는 한 내년 5세대 지도자들로 권력이양이 이뤄져도 혁명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장학만 베이징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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