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박 후보와의 관계를 고려하면 선거운동 지원에 나서야 하지만 지원에 나서는 순간 대선 행보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안 원장은 6일 서울대에서 열린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입학 설명회가 끝난 뒤 박 후보의 선거 지원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안 원장은 박 후보 지지 의사 표명 여부나 박 후보를 전폭 지원하기로 한 민주당에 대한 평가 등을 묻는 질문에도 "할 말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안 원장의 이런 입장은 박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직후인 4일 "참 잘된 것 같다. 박 변호사가 지원을 요청하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말하면서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것과는 뉘앙스가 다르다. 안 원장 입장에서는 박 후보가 적극적으로 지원을 요청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나서는 모양새가 어색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나경원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뛰어든 마당에 안 원장까지 박 후보 지원에 나설 경우 이번 선거가 대선 전초전으로 비치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박 후보는 안 원장 선거 지원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자 7일 MB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으로부터) 위로하고 격려하는 이메일을 한 번 받았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단일화 경선 이후 경과를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아 한 번 이메일을 보냈다"며 이렇게 말했다. 선거 지원 요청에 대해서는 "도와달라고 말할 염치가 아직은 없다"면서도 "앞으로 선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경과를 한 번 보자"고 여지를 남겼다.
한편 현재 여의도에 거주하는 안 원장은 내주 중 서울 용산구의 주상복합 아파트 전셋집으로 이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셋집은 60평 규모로, 전세 시세는 7억5,000만~8억원 선이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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