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사거리 주변의 한 3층(180평)건물. 지하1층~지상2층에 들어선 매장이 이날 오전 처음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이 곳에는 주방용품 외에도 문구ㆍ사무용품과 인테리어 제품, 생활잡화 등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생활 관련 품목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1,000원 숍'으로 유명한 국내 최대 균일가 생활용품 기업인 다이소의 700호 매장이다. 당초 11월 중 700호점 돌파를 예상했는데 한 달 이상 앞당겨진 것. '싼 게 비지떡'이라는 통념을 깨고 품질 면에서도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며 쑥쑥 성장하고 있는 다이소의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가격에 비해 품질이 월등한 상품개발에 전력 투구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나라를 골라 100% 아웃소싱을 주는 생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현재 중국과 동남아시아는 물론 일본 독일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 등 세계 28개국 2,000여개 현지 업체로부터 제품을 생산, 공수해 오고 있다. 원자재와 인건비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간다. 이는 박정부 다이소 회장의 몫이다. 그는 연간 평균 20회 이상 해외를 누비고 있다.
이렇다 보니, 매월 600가지 이상의 신상품이 끊임없이 출시된다. 현재 욕실용품, 주방용품, 사무용품, 문구, 인테리어, 원예, 애완, 화장품 등 상품 가짓수만 무려 2만여개. 특히 1997년 5월 1호점인 천호점 오픈 당시 1,000원짜리 제품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품질개선 등을 통해 많이 바뀌게 됐고, 대부분 재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다이소 안웅걸 이사는 "지난해 자체 분석 결과, 다이소 제품을 써 본 100명 중 80명 정도가 다시 물건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품질과 함께 디자인도 빼 놓을 수 없다. 다이소에는 무려 42명의 디자이너가 있다. 2009년 지식경제부가 한국디자인진흥원(KIDP)과 함께 실시한 산업디자인 통계조사에 따르면, 일반 기업의 디자이너 수는 평균 업체 당 3.72명. 무려 10배 이상 많은 것이다.
철저한 기획과 분석, 시장조사 등을 통해 디자인을 결정하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제품 아이템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제품 하나 당 1~2일, 많게는 일주일까지 디자인에만 매달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 지낸 지난 8년 간 다이소 디자인팀에 의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패키지 및 상품들이 무려 10만4,000여종이나 된다.
가격 대비 품질 면에서 인정을 받다 보니, 길거리 독립매장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대형 할인마트와 쇼핑몰 등에도 속속 입점하고 있다.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매장 규모도 초기 소규모(10평 짜리)에서 100~200평 이상 대형화하고 있는 한편, 지난해 온라인 '다이소몰'을 오픈, 매장이 없는 지방과 20, 30대 젊은 층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박 회장은 "경기불황 탓에 고품질, 저가격, 다품종으로 대표되는 다이소를 더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며 "점포망을 더욱 확대해 치솟는 물가를 단 1%라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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