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의 전술 테스트가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서정진(22ㆍ전북)이라는 새로운 보물을 발굴하는데 성공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이동국(32ㆍ전북) 맞춤형 전술'은 실패로 귀결됐고 수비진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친선 경기에서 두 골씩을 주고 받은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지난 8월 한일전(0-3) 참패 이후 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는 '조광래호'는 이날 경기에서도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종잡을 수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조 감독은 예고한대로 이동국을 최전방에 내세운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박주영(26ㆍ아스널)과 지동원(20ㆍ선덜랜드)이 좌우 측면에 나섰고 남태희(20ㆍ발랑시엔)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국의 뒤를 받쳤다. 그러나 이동국 중심의 공격 전술은 기대 이하였다. 이동국은 전반 20분 기성용(22ㆍ셀틱)의 코너킥을 헤딩 슛한 것을 제외하고 상대 수비진에 위협감을 주지 못했다. 전반 내내 한국 공격진은 유기적인 호흡을 보이지 못하며 서로 겉돌았다.
곽태휘(30ㆍ울산)와 홍정호(22ㆍ제주)가 중앙에 서고 홍철(22ㆍ성남)과 이재성(23ㆍ울산)이 좌우 측면에 배치된 포백 수비라인은 전반 45분 내내 흔들렸다. 특히 오른 측면에 배치된 이재성은 느린 발과 어정쩡한 위치 선정으로 폴란드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됐다. 중앙 수비수인 이재성은 폴란드전을 앞두고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변신했고 이날 실전 테스트를 받았다. 답답한 경기를 펼치던 한국은 전반 29분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야쿠프 블라시치코프스키(도르트문트)의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것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도르트문트)가 마무리했다.
조 감독은 후반 들어 이동국 대신 손흥민(19ㆍ함부르크), 윤빛가람(21ㆍ경남) 대신 이용래(25ㆍ수원)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답답한 흐름은 이어졌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후반 12분 서정진이 남태희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들어서면서부터. 오른쪽 날개로 배치된 서정진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폴란드 측면 수비를 공략하며 공격의 숨통을 틔웠다. 후반 21분 서정진이 골 지역 오른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주영이 골 지역 정면에서 마무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후반 32분 역습 찬스에서 오른 측면을 돌파한 서정진이 내준 크로스를 박주영이 오른발 슛, 역전 골을 터트렸다. 이청용(23ㆍ볼턴)의 부상 이후 적임자를 찾지 못하던 오른 측면 공격의 해법이 제시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대표팀은 상승세를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교체 투입된 조병국(30ㆍ센다이)의 수비 실책을 틈타 후반 37분 블라시치코프스키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수비 불안이라는 '조광래호'의 아킬레스건이 또 다시 노출된 셈이다. 대표팀은 11일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3차전을 치른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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