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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나현 초단, 난세의 영웅으로 '세계 4강'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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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나현 초단, 난세의 영웅으로 '세계 4강' 파란

입력
2011.10.0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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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는 영웅을 부르는가. 이세돌, 이창호, 박정환, 최철한 등 톱 랭커들이 줄줄이 탈락하자 입단한 지 1년 5개월 밖에 안 된 새내기 승부사 나현 초단(16ㆍ충암고 1년)이 한국 바둑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5일 대전 유성 삼성화재연수원에서 열린 제 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전에서 한국의 나현과 원성진, 중국의 구리와 천야오예가 각각 콩지에, 박영훈, 김지석, 이영구를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전날 벌어진 16강전에서 한국 바둑 간판스타 이세돌과 이창호가 중국의 콩지에와 구리에게 나란히 고배를 마신 상황에서 열여섯살 신예 나현의 4강 진출은 마치 가뭄 끝에 단비 같은 희소식으로 세계 바둑계에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초단의 세계 대회 4강 진출은 2007년 한상훈(12회 LG배) 이후 처음이다. 나현은 구리와, 원성진은 천야오에와 오는 31일부터 3번기로 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번 삼성화재배 본선에는 나현을 비롯해 박정환(18), 강승민(17), 김정현(20), 김동호(21), 리쉬엔하오(16), 탄샤오(18), 펑리야오(19), 쑨리(20), 왕타오(21) 등 1990년 이후에 태어난 한국과 중국의 신예 강호를 지칭하는 이른바 '90후 세대'가 대거 출전해 일단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결국 한국의 나현 홀로 4강 진출의 행운을 잡았다.

나현은 통합 예선에서 4연승을 거두고 본선에 진출한 뒤 더블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된 32강전 첫 판에서 박영훈에게 졌으나 김동호와 일본의 사카이 히데유키를 잇달아 제쳤다. 16강전에서는 중국의 신예 강자 펑리야오를 꺾었고 콩지에와의 8강전에서는 초반의 불리를 자신의 주특기인 끝내기로 뒤집었다.

1995년생인 나현은 이창호의 고향인 전북 전주 출신으로 형세 판단이 정확하고 끝내기가 강해 입단 전부터 '제 2의 이창호'로 불리며 일찌감치 바둑계의 주목을 받았던 차세대 유망주다. 6살 때 처음 바둑을 배운 뒤 2003년 상경, 양재호도장에서 프로 입문을 목표로 바둑 공부를 했다. 2006년 세계청소년대회 주니어부에서 준우승했고 이듬해에는 우승을 차지했다. 2007년에는 대한생명배 세계어린이국수전에서 우승했다.

2010년 5월에 입단한 나현은 입단 전에 이미 아마추어 신분으로 비씨카드배 통합 예선에 출전, 이영구와 위빈 등 한국과 중국의 정상급 기사들을 물리치고 본선에 올랐고 올해는 명인전에서 초단 돌풍을 일으키며 생애 첫 8강 진출에 성공해 화제가 되더니 마침내 세계대회 4강 무대까지 밟았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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