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전에서 통산 13회 우승한 터줏대감 이창호와 얼마전 특별 입단했지만 계속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하고 있는 조인선이 본선 8강전 첫 판서 만났다.
제 39기 하이원배리조트배 명인전 본선토너먼트 8강전 대진 일정이 확정됐다. 이창호와 조인선이 오는 18일 첫 대국을 갖고 초단 돌풍의 주역 나현과 '바람의 파이터' 백홍석(19일), 전기 우승자 박영훈과 중견 강호 진동규(25일), 김승재와 이태현의 '4단 대결'(26일)이 이어진다.
가장 먼저 이창호와 조인선의 대국이 눈길을 끈다. 두 선수는 물론 첫 대결이다. 명인전 본선 8강 진출과 동시에 특별 입단한 조인선은 그동안 프로와의 대결에서 12승 3패를 기록했고 특히 올해는 9승 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과연 8강전에서 이창호마저 뛰어 넘어 차기 대회 시드가 주어지는 4강 고지까지 점령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한편 이창호는 이번 달 랭킹에서 1년 만에 다시 4위로 올라서는 등 최근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열네 번째 명인 타이틀 획득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은 셈이다.
나현과 백홍석의 대국은 과연 누가 이길 지 전혀 예측 불허다. 나현은 삼성화재배서 세계타이틀 보유자 콩지에를 꺾고 생애 처음으로 세계 대회 4강에 진출해 한껏 기세가 올랐다. 올해 32승 13패(승률71%)를 해 본선 8강 멤버 가운데 승률이 가장 높다. 입단 후부터 9월말까지 통산 전적이 49전 33승 16패로 규정 대국수(50국)에 딱 한 판이 모자라 10월 랭킹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이 정도 성적이면 다음 달에는 20위권내 진입이 확실하다. 16강전에서 막강한 전투력을 발휘해 천적 박정환을 완벽하게 제치고 8강에 오른 백홍석이지만 나현의 상승세를 제압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박영훈과 진동규의 대결은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당연히 박영훈 쪽에 무게 중심이 쏠린다. 그러나 단판 승부에서는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올해 명인전에서는 이변과 파란이 잇달았기 때문에 또 어떤 뜻밖의 상황이 연출될 지 알 수 없다.
패기의 신예강자 김승재와 이태현의 4단끼리 맞대결도 관심거리다. 두 선수는 상대 전적도 1 대 1로 팽팽하다. 김승재는 박정환과 같은 또래지만 그동안 항상 한 발짝 뒤진 느낌이었는데 박정환이 탈락한 이번 명인전에서 대어를 낚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편 이태현은 올해 천원전에서 4강에 오르는 등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서로 좋은 승부가 예상된다.
제39기 명인전은 이번 달에 8강전을 끝내고 11월에 준결승 3번기, 12월에 결승 5번기를 치러 새 명인을 가린다. 또 명인전 팬서비스 행사로 본선 8강 진출자와 바둑팬 24명을 초청해서 펼치는 프로암대회가 9일 오후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개최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